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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휴전 ‘1단계’ 합의…첫 단추는 채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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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09 17:40:59   폰트크기 변경      
국제사회 압박에 전격 합의…하마스 해체 수준 ‘2단계’도 난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협정 1단계에 전격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모두 동의했다”며 “이는 강력하고 지속적이며 영구적인 평화를 향한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은 아랍과 이슬람 국가들, 이스라엘, 주변국, 그리고 미국에 있어 위대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트럼프와 통화한 후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협력, 그리고 이스라엘의 안전과 인질들의 자유를 위한 변함없는 헌신에 감사한다”며 “이는 이스라엘의 외교적 성공이자 국가적ㆍ도덕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하마스도 이날 성명에서 “가자 전쟁 종식, 점령지 철수, 인도적 지원 허용, 포로 교환 등에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하마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72시간 내 이스라엘 인질 2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2000명의 교환이 이뤄진다.

미국 CNN 등 외신들도 인질 석방 시점을 11일이나 12일로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마도 13일쯤 석방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협정 1단계에 합의하면서 지난 2023년 10월7일 발발 이후 2년여 간 이어진 중동전쟁이 2년여 만에 ‘완전한 종식’을 맞을지 주목된다.

트럼프는 이번 합의를 ‘1단계’로 정의했다. 그가 제시한 ‘가자 평화 구상’ 20개 항 중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ㆍ수감자 맞교환 등이 핵심내용으로 꼽힌다. 전쟁 종식을 위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의 배경으로는 국제사회의 압박 강화와 함께 더 이상의 막대한 정치ㆍ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이스라엘군의 대대적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선 6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건물 대부분이 초토화됐다. 특히 하마스의 경우 암살 당한 수장급 인사들을 비롯 군 전력이 사실상 해체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스라엘은 최대 수십만명에 이르는 민간인 사망자와 난민이 발생하며 ‘집단학살’을 자행한다는 비난을 받으며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9월 영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미국을 제외한 서방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승인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대 이스라엘 압박은 절정에 이르렀다.

전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출구’가 필요했던 양측에 명분을 제공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20개 항으로 구성된 ‘가자 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계획’을 발표했다.

하마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등 주변국들이 중재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압박하자 결국 협상 절차에 들어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대표단은 지난 6일 이집트 휴양 도시 샤름 엘 셰이크에서 이집트, 카타르, 미국의 중재 하에 간접 협상을 시작했으며, 3일 만에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

다만 현재까진 궁극적인 종전에 이르기 위한 결정적 관문인 ‘2단계’ 합의에 이르기까지 순탄치 않은 과정이 이어질 것이란 견해가 적지 않다.

트럼프는 평화 구상 19번째 항목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개혁과 가자지구 재건이 충실히 이행된다는 전제로 ‘팔레스타인 자결과 국가 지위로 가는 신뢰할 만한 경로’를 마련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 선행되지 않으면 무장 해제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대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2년 동안 두 차례 휴전 합의를 맺었지만, 서로가 합의를 어겼다는 ‘책임 공방’이 반복된 끝에 종전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파기된 전례가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이 지원하는 가자지구 1단계 휴전안을 준수해야 한다며 “고통은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영국 BBC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침공 2년2일 만에 이뤄진 이번 합의가 지켜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외교 정책 중 가장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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