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EU 고율 관세에 대외 압박 심화
계열사 안전재해도 리스크 높여
신성장동력 이차전지소재도 부진
업계 “대외악재는 업계 공통 변수
장 회장 경영 전략 재점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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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포스코홀딩스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포스코가 대내외 악재로 사면초가에 내몰리고 있다.
미국과 EU의 고율 관세,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가 수출 여건을 악화시켰다. 여기에 자회사 안전사고와 신사업 부진까지 겹쳤다. 3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6월부터 한국산 철강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에만 약 2억8100만 달러(약 4000억원)의 관세를 납부할 전망이다. 이는 두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량은 하반기에 상반기 대비 약 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EU도 수입 철강 규제 카드를 꺼냈다. EU 집행위원회 초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무관세 수입 쿼터를 절반 가까이 줄이고, 초과 물량에는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
지난해 한국의 대EU 철강 수출액은 44억8000만 달러(약 6조3000억원)로, 미국과 함께 최대 수출 시장이다. 두 시장이 동시에 무역 장벽을 높이면서 포스코는 동시다발적 압박을 받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업계 평균 추정치)는 매출 17조7829억원, 영업이익 667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10.1% 감소한 수치다.
장인화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역성장 흐름이 멈추지 않고 있다. 6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인다.
내부 리스크도 실적을 끌어내렸다. 건설 계열사 포스코이앤씨는 올해에만 4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100여개 현장이 멈춰섰다.
증권가는 이 여파로 3분기 영업손실이 2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2분기 910억원 적자보다 3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신안산선 사고 조사도 내년 1월까지 연장돼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장 회장이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해 온 이차전지소재 사업도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이차전지소재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의 2분기 실적은 매출 6609억원, 영업이익 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7.8%, 70.3% 감소했다.
3분기에는 제너럴모터스(GM)향 제품과 미드니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출하량 증가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하지만 매출 상당 부분이 최근 정세가 불안한 미국 시장에 집중돼 있어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장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대외 악재는 업계 공통 변수다. 하지만 내부 관리 부실과 신사업 부진까지 겹치며 포스코의 성적표만 악화되고 있다.
실제 경쟁사 현대제철은 비슷한 경영 환경에서도 실적 개선세를 보인다. 증권가는 현대제철의 3분기 매출이 5조8042억원, 영업이익이 116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125.4%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제철이 위기 속에서도 체질 개선에 성공하는 반면, 포스코는 리더십 불안 속에 ‘나홀로 부진’에 빠졌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전체가 역성장을 지속한다면 장 회장의 경영 전략에 근본적 재점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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