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단독 부스로 1000명 유치…신규 브랜드 ‘엑설런스’ 첫 공개
롯데바이오, 라쿠텐메디컬과 협력…박제임스 대표 “듀얼 사이트 전략” 강조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아시아 최대 바이오·제약 전시회 ‘바이오 재팬 2025(Bio Japan 2025)’에서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재확인됐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대형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활발한 파트너십 미팅을 진행하며 K-바이오의 위력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 재팬 2025(Bio Japan 2025)’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바이오재팬 2025에는 전 세계 1200여 개 기업과 1만8000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가 참여해 글로벌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지난해(152개 기업, 850개 부스)보다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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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 재팬 2025' 행사장에 마련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단독 부스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들이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올해 바이오재팬 2025에서는 국내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두각을 나타내며 K-바이오의 위력을 과시했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바이오재팬에 참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최초로 단독 부스를 마련해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쳤다. 행사 기간 1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를 찾으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부스에서 78만4000ℓ 규모의 세계 최대 생산능력과 차세대 모달리티 서비스 역량을 집중 소개했다. 일본 제약사를 비롯해 글로벌 톱40 고객 및 잠재 고객사들과 다수의 파트너십 미팅도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신규 위탁생산(CMO) 브랜드 ‘엑설런스(ExellenS™)’의 첫 공개였다. 엑설런스는 동등성(Equivalency)과 속도(Speed)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 생산체계로 일관된 품질의 의약품을 신속히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동등성은 축적된 노하우를 토대로 최적화된 생산 디자인을 정립해 향후 건설 예정인 생산 시설에서 적용함으로써, 모든 공장에서 품질 및 생산 체계의 일관성을 보장한다는 뜻이다. 속도는 최적화된 생산 디자인 및 운영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신속하게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민첩한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의미다.
또한 행사 첫날 발표 세션에서는 제임스 최 영업지원담당 부사장과 케빈 샤프 Sales&Operations 담당 부사장이 연사로 나섰다. 이들은 CDMO 아웃소싱의 이점과 차세대 모달리티의 성장성을 설명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바이오 재팬 2025는 당사의 높은 기술력과 신뢰도를 현장에서 다시 한번 입증한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다양한 협력 기회를 발굴해 고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9일 미국 본사의 다국적 바이오텍 라쿠텐메디컬과 사업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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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재팬 2025에 마련된 롯데바이오로직스 홍보부스 / 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단일클론항체(mAb) 및 항체-약물접합체(ADC) 제조 협력 체계에 초점을 맞춰 장기 파트너십을 공동 추진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체결을 양사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 파트너십의 시작으로 평가하며 일본과 미국에서의 CDMO 사업 확대 및 인지도 확대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협력의 일환으로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의 수준 높은 기술력에 기반한 생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바이오재팬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세미나 세션 연사로 나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CDMO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제약의 미래, 새로운 정의: 차세대 ADC를 위한 CDMO 전략’을 주제로 한 이날 발표에서 박 대표는 미국 내 생산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글로벌 항체 시장 전망, 새로운 ADC 플랫폼 확산 트렌드를 짚었다.
특히 박 대표는 미국과 한국의 ‘듀얼 사이트(Dual Site)’에 기반한 지정학적 이점을 강조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 시장 공략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또한 FDA, EMA, PMDA 등 62건 이상의 규제기관 승인 경험과 평균 15년 이상 바이오 경력을 가진 핵심 인력을 주요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재팬 기간 동안 10건이 넘는 파트너십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유스바이오글로벌은 일본 휴먼라이프코드와 양사 기술을 상대국에서 임상시험 진행·사업화하기 위한 협력협약(MOU)를 체결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냈다. 양사는 향후 미국시장 및 아랍에미레이트(UAE) 시장 진출을 위한 조인트 벤처 설립 등을 공식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바이오재팬 2025가 미국발 의약품 관세 등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에서 한·중·일 CDMO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K-바이오 기업들이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무기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각각 세계 최대 생산 능력과 한·미 듀얼 사이트 전략이라는 차별화된 강점을 부각하며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번 바이오재팬에서 확보한 파트너십이 향후 실질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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