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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에도 증시 고공행진…韓 금융시장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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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12 15:22:21   폰트크기 변경      

외국인 매수세 지속…고환율 장기화 땐 불안 확산 불가피

통화정책 운용도 제약…한은 금리인하 시점 11월 이후 가능성도


사진=대한경제 DB.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원·달러 환율 급등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며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환율 국면 속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국내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환율 급등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통화정책 제약 등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요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15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1.0원 오른 1421.0원으로 마감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30일(1421.0원) 이후 최고 수준이며, 상승 폭으로는 4월 7일(33.7원) 이후 최대다.

이번 환율 급등에는 대외 불확실성과 국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연준의 보수적인 금리 인하 가이던스가 유지되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이 지연되며 원화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추석 연휴 동안 주요국 정치 불안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장기화되고, 프랑스 총리가 취임 한 달 만에 사임했으며, 일본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깜짝 당선으로 엔화 가치가 4% 가까이 급락했다.

그러나 환율 급등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오히려 확대됐다. 지난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1.39포인트(1.73%) 오른 3610.60에 거래를 마감하며 사상 처음 3600선을 돌파했다. 장중 한때 3617.86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의 상승세는 미국발 반도체 훈풍과 외국인 자금 유입이 견인했다. 외국인은 하루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5020억원, 5940억원을 순매도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오름세는 펀더멘털 취약성 때문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대외 변수들에 기인한다”며 “이 요인들이 해소되면 원화 강세 기대가 여전히 유효해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율에 대한 구조적 우려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높은 환율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기업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이로 인한 비용 상승이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

원화 가치 하락이 장기화되면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손 우려도 커져 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환율은 통화정책 운용에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리를 내리면 경기 부양에는 도움이 되지만, 외환시장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오히려 원화 약세를 자극해 자금 유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0% 수준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저성장 상황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불안한 환율 여건 탓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11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도 진정되지 않고 있다. 강남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도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여전히 오름세를 보였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10월에서 11월로 변경한다”며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외환시장 안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정부 대책 발표에도 서울-지방 아파트 가격 격차가 전고점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 만큼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며 “내년에는 추가 인하 명분이 약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고, 물가·금융안정·성장세 모두 급격한 정책 변화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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