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경영ㆍ기술혁신 40년 외길
글로벌 시장 표준 정착 목표
KOICAㆍEDCF 사업으로
한국형 CM 관리체계 수출
의료ㆍ공항시설 분야 특화
BIM 기반 스마트CM 확산 ‘일익’
프로젝트 리스크 정량화
시공품질ㆍ안정성 두토끼
올 공공CM 1위 성과 일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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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정권 무영CM 회장은 최근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건설정보모델링(BIM)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CM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새 표준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안윤수 기자 ays77@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기술과 윤리의 균형이 건설사업관리(CM)의 핵심이자 미래 경쟁력입니다.”
온정권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이하 무영CM) 회장은 최근 과천사옥에서 가진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CM의 본질은 결국 사람과 신뢰”라며 “AIㆍBIM 기반의 스마트CM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 모델을 세워가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회사는 투명경영과 기술혁신을 축으로 새롭게 도약한다는 목표다.
1985년 그림자 없는 세상(無影)을 표방하며 종합건축설계회사로 첫발을 뗀 무영CM은 의료ㆍ공항ㆍ문화ㆍ업무시설, 초고층건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징적인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했다. 대표적으로 서울대학교병원, 송도테크노파크, 고속철도광명역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등 대형 국책사업이 무영CM의 손을 거쳤다.
업계에서 손꼽히는 ‘의료시설 전문가’로 통하는 온 회장은 현장 경험을 토대로 지난 2011년 경영 일선에 나섰다. 취임 이후 조직 혁신과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며 회사를 기존 대비 수주 8배, 매출 6배, 인원 3배로 확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무영CM은 현재 매출 630억원, 임직원 667명 규모의 조직으로, 지난해 1050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창사 이래 첫 ‘수주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기업신용등급평가 최고 수준 ‘AA0 등급’을 득한 재무건전성 또한 회사의 강점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한국CM협회가 주관하는 CM능력평가공시에서 올해 공공부문 1위, 종합순위 3위에 안착하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특히 도시정비, 공동주택리모델링 분야에 전담 조직을 갖춰 22개 사업장에서 총 50조원 규모의 CM 업무를 수행 중이다. 성과 또한 고무적이다. 개포주공4단지와 신반포4지구에서 공사비 절감으로 조합원들에게 이익을 제공해 투명하고 효율적인 사업관리의 ‘표준’을 제시하면서다.
의료, 공항시설 등 특화 영역에서도 기술기반 관리모델을 확립했다. 이 같은 산업 성과의 밑바탕에는 기술혁신이 자리한다. CM 관점에서 프로젝트 초기부터 실행 전략까지 전 주기를 관리하는 ‘MY-BIM’이 대표적이다.
무영CM은 자체 개발한 ‘MY-BIM’을 통해 설계 BIM 데이터를 시공 단계에 정밀 연계하고, 비정형 구조물의 시공성을 사전에 검증한다. 공정ㆍ원가ㆍ리스크를 통합 관리해 불확실성도 대폭 줄였다. 또 AI 기반 자동화 검측 시스템과 모바일 현장관리 체계를 도입해 시공품질과 안전을 동시에 잡았다.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공조시스템, 시공안전, 품질관리 관련 특허 11건을 확보했고,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공 품질 표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 회장은 “기술의 목적은 단순한 효율이 아니라 안전과 품질을 지키는 일”이라며 “CM의 가치는 책임과 윤리가 결합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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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기술력은 곧 데이터 기반 경영으로 발전하고 있다. 온 회장은 “현장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지식경영시스템(PRISM)’을 구축, 운영하며 지식공유문화를 선도하고 있다”며 “CM분야는 전통적으로 인적 경험과 노하우에 크게 의존해 온 만큼 디지털 전환 속도가 다소 더디지만, 외려 한계를 기회 삼아 첨단 기술을 적극 접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과 품질관리 역량은 해외 시장 확장의 기반이 됐다.
무영CM은 지난 2016년 파키스탄 PKLI 병원을 시작으로 주미국 대사관, 몽골 솔롱고 공공주택,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등 10개국 18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글로벌 역량을 입증했다.
온 회장은 “최근에는 KOICA(한국국제협력단),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등 국제개발사업을 중심으로 한국형 CM의 관리체계를 수출하고 있다”며 “K-기술력을 세계 무대에 적용하고, 글로벌 표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사람 중심 경영은 무영CM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손꼽힌다. 회사는 ‘신입사원 해외연수’, ‘리버스멘토링’, ‘퍼스트펭귄’, ‘나눔봉사단(MNS)’ 등 제도를 운영하며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켰다.
이 중 젊은 직원이 임원에게 디지털 기술과 세대 감각을 전하는 리버스멘토링은 MZ세대와 경영진 간의 이해를 넓히는 소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으며, 새로운 시도를 주도한 직원을 포상하는 ‘퍼스트펭귄’ 제도는 조직 내 도전의지를 일깨우고 있다. “세대 간 벽을 허물고 함께 학습하는 조직문화가 지속 가능한 기업의 원동력”이라는 온 회장의 철학과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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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정권 무영CM 회장이 <대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 안윤수 기자 ays77@ |
온 회장은 최근 건설산업 분야 핵심 화두인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법과 제도를 아무리 강화해도 현장 기능인의 인식이 따라가지 않으면 근본적인 변화가 어렵다”며 “외국인 근로자와 기능공 모두 일정 수준의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만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브란스병원 공사 당시 매일 아침 호흡기 내과 의사를 초청해 금연 교육을 실시하고, 안전 우수 기능인을 정기적으로 표창해 참여 의식을 높였다”며 “작더라도 수요에 맞춘 교육과 격려가 결국 현장의 문화를 바꾼다”고 분석했다.
공정 관리나 리스크 통제에 머물지 않고, 참여 주체들의 인식과 행동까지 변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CM의 본질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온 회장은 “무영CM의 목표는 양적 성장보다 신뢰에 기반한 질적 성장과 지속가능 경영”이라며 “기술과 사람, 책임을 축으로 100년 기업의 기반을 다져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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