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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화’ 제스처에 미중 갈등 새 국면…APEC ‘결정적 무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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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13 17:11:40   폰트크기 변경      
트럼프 “시진핑, 불황 원치 않을 것”…APEC 계기 정상회담 물밑 접촉 관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사진: 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유화’ 메시지를 보내며 극한 갈등으로 치닫는듯했던 미중 무역갈등이 새 국면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말라. 모든 것은 잘될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우 존경받는 시 주석이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며 “그는 자기 나라가 불황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태도에 따라 양국 갈등이 해소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발언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국민들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의도란 해석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는 최근 중국이 ‘희토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자 지난 10일 ‘100% 추가 관세’ 엄포를 놓았고, 한동안 잠잠했던 미중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각국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일었다.

중국 역시 강경한 태도를 거두진 않으면서도 타협의 여지는 남기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같은 날 희토류 등 수출 통제가 적법하고 정당한 조치라고 재확인하며 “우리는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 또한 단호한 상응조치를 취하겠다”고 확언했다.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이라는 표현을 앞세워 대화 가능성은 열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향후 국면을 좌우할 최대 관건으로는 ‘희토류’가 지목된다. 트럼프가 관세 협상에서 다른 국가들과 달리 중국을 향해선 막무가내식 강경 대응에 나서지 못하는 배경에는 경제 규모 등 중국의 국력과 함께 희토류 확보라는 현실적 문제가 깔렸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희토류는 반도체의 핵심 원자재로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자국 첨단ㆍ전략 산업 재부흥을 기치로 내건 트럼프 정부로선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지목된다. 100%가 넘는 관세 부과를 압박하며 공방을 주고받던 미중 관세 전쟁에서 트럼프가 사실상 한발 물러난 가장 큰 원인으로도 꼽힌다.

양국은 5월 스위스에서 열린 1차 무역 협상을 통해 90일간 관세를 115% 포인트씩 낮추는 ‘휴전’에 합의했지만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계속됐고, 6월 2차 무역 협상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해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오히려 지난 9일 사마륨ㆍ디스프로슘 등 희토류를 추가로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하고,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도 중국산 희토류가 0.1%라도 포함돼있거나 중국의 정제ㆍ가공 기술을 이용한 경우 중국 정부에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른바 ‘2차 휴전’을 통해 설정된 미중 간 관세 유예는 오는 11월10일까지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양 정부가 이른 시일 내 담판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무엇보다 10월31일부터 11월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결정적 국면이 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동시에 트럼프가 앞서 APEC을 계기로 성사가 유력했던 미중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중 갈등이 APEC 성패에도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반대로 APEC 회의를 지렛대로 삼아 막판 타결을 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 등 양국 정상의 정무ㆍ경제 분야 책임자들이 제3국에서 만나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마중물’ 마련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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