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동섭 기자] 퇴직연금 자산배분형 상품 ‘디딤펀드’가 연초대비 10%가 넘는 평균 수익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연금자산 투자처로 자리잡았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지난해 9월25일 출시된 디딤펀드 25개의 연초대비 평균 수익률은 12.18%로,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3%대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디딤펀드는 금융투자협회 주도로 25개 자산운용사가 공동 출시한 자산배분형 펀드다. 주식 편입을 50% 이하로 제한하고 채권, 금·은 등 대체자산에 분산투자하며 국내외 투자 비중 제한을 없애 안정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잡았다.
본 상품은 주식 비중을 50% 이하로 고정 운용하며, 원리금보장형에 치우친 퇴직연금 자금을 실적배당형으로 유도하기 위해 설계된 상품이다. TDF(타깃데이트펀드)는 은퇴 시점에 따라 주식 비중을 자동 조정하는 반면, 디딤펀드는 주식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는 평균 15.96%를 기록했다.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디딤자산배분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운용이 17.87%로 최고치를 달성했고, 뒤이어 대신디딤올라운드자산배분증권투자신탁(17.6%), 우리디딤미국테크와바이오증권자투자신탁(15.61%), 에셋플러스디딤굿밸런스증권자투자신탁(14.8%), KB디딤다이나믹자산배분증권자투자신탁(13.92%) 순이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으로 변동성이 적고 지수 움직임보다 완만한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며 “1년 성과를 보니 상위 10개사 정도는 그런 안정적 움직임을 보여 긍정적이고, 자산배분을 잘하는 운용사들이 장기 레이스에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판매 채널 확대는 시급한 과제다. 현재 증권사에서만 판매되고 있어 접근성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시중은행과 판매확장 협의에 착수했다. 디폴트옵션 편입도 삼성디딤펀드 1개에 그쳐 TDF에 비해 자금 유입 경로가 취약한 상황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협회 주도로 시작되다 보니 증권사 위주로 개시됐고, 은행이나 보험사는 기존 펀드를 유지해 왔다”며 “은행권은 상당 기간 성과가 입증돼야 검토에 들어가는데, 1년 실적을 찍었기 때문에 라인업 재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430조원의 개인 연평균 수익률이 2%대에 불과한 상황이다”라며 “향후 디딤펀드는 목표 수익률 4-6%대를 크게 웃도는 10%대 성과를 냈기에 실적배당형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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