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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가자평화선언’에 서명하고 “중동에 마침내 평화가 찾아왔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 평화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을 함께 달성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제시한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기반해 미국과 이집트ㆍ카타르ㆍ튀르키예의 중재로 이뤄진 ‘1단계 휴전’에 대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가장 큰 거래라는 말을 들었다”고 자평했다.그는 “중동 분쟁의 격화는 결국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에 앞서 트럼프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 휴전 중재국 정상들과 가자지구 미래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가자평화선언에 서명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비롯해 트럼프가 제시한 20개 조항으로 이뤄진 가자지구 평화 구상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서명식 후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가 함께 마련한 20개 조항을 완수하려는 의지가 밝은 미래를 향한 결정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그것은 진행 중”이라며 “사실 이미 3단계, 4단계에 와 있다. 우리가 한 일 중 일부는 훨씬 더 앞당겨서 진척시킬 수 있고, 순서를 바꾸더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특히 가자 재건을 자신이 직접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평화위원회’에 대해 “여러분(정상회의 참석국) 중 일부를 참여시킬 것”이라며 “모두가 참여하고 싶어하니 더욱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은 중동을 넘어 인류 역사 전체에 있어 기념비적인 날이자 순간”이라면서 “우리 모두는 가자 지원이 그 지역 주민들을 일으켜 세우는 데 사용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같은 이유로 가자 재건은 비무장화를 필요로 하며, 정직한 민간 경찰력이 주민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촉박하게 잡힌 일정에도 정상회의에는 미국 등 중재국들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 등 주변 아랍권 국가들과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이슬람 국가,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서방 국가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트럼프의 ‘전쟁을 끝내는 리더십’을 평가하며 이집트 최고 훈장인 ‘나일강 훈장’을 수여하겠다고 밝혔고, 샤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트럼프가 인도-파키스탄 중재에 이어 가자 평화를 이끌어냈다면서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을 재차 언급했다.
한편 당사자국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트럼프의 중재로 네타냐후 총리가 엘시시 대통령과 통화한 뒤 이집트 당국은 네타냐후가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이후 네타냐후 측은 이스라엘 ‘명절’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주요 외신들은 그의 불참 배경에는 튀르키예ㆍ이라크 등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과 이슬람ㆍ아랍권 국가 사이 긴장감이 여전함을 방증한다고 짚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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