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매주 목요일 집값 발표
조사 방식 한계ㆍ정권 입김 등 지적돼
폐지 시엔 민간 지수 난립해 혼란 가중
통계 품질 높여 정확한 정보 전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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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대한경제. |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폐지 방안이 검토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차가 포함된 통계가 잦은 빈도로 공개되며 수도권 집값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폐지가 논의되고 있으나, 극약처방보다는 정확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대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가 재작년 발주해 진행 중인 연구용역에는 부동산원이 매주 목요일마다 내놓는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을 폐지하는 내용이 반영돼있다. 전면 폐지부터 단계적 축소까지 여러 방안이 검토되는 중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앞서 13일 국회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통계 폐지론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원은 지난 2013년부터 주간 아파트값 통계를 발표해왔으나, 실거래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부동산원은 전국 아파트 재고를 모집단으로 삼아 표본주택을 추출해 가격을 조사한다. 다만 거래가 없으면 인근 지역 거래 사례나 매물, 시세 정보, 공인중개사사무소 의견 등을 반영하는데 이 방식이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에는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주도로 통계가 조작됐다는 보고서를 공개하며 논란이 커진 바 있다.
정부의 공식적인 부동산 지표인 주간아파트가격 통계가 폐지되면 민간 지수가 그 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부동산R114와 KB국민은행 등이 주간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공식 통계기관만큼의 공신력이 없다. 이외에도 다양한 민간 부동산 플랫폼이 있는 만큼, 부동산원 통계 폐지는 대체 지표가 난립하는 상황이 초래돼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현재 통계 조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부동산원은 신뢰도 제고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통계본부장이 통계 산출 실무 전반에 대해 책임을 지는 통계책임관을 겸하는 가운데, 분기별로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지수검증위원회를 개최해 통계 품질을 점검하는 등의 방식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폐지 여부 등에 대해 아직 전달받은 사항은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동산원이 주간통계의 품질 개선을 지속, 시장 참가자들에게 명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부동산원이 통계에 대해 실무적인 개선, 혁신 등을 계속할 필요는 있다”며 “부동산원의 표본조사 방식은 대표성이 있는 몇 개 단지를 중심으로 하고, 또 조사원이 수행하다 보니 정성적인 측면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는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통계 조사 방식은 기관별로 다른 만큼, 특정 통계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할 순 없다”며 “수요자들이 한국부동산원, 부동산R114, KB국민은행 등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는 기관에서 내놓는 통계를 종합적으로 참고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는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과 관련된 개편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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