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최장주 기자] 카드사들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이 1년 전보다 1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이 10년 반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부실채권을 적극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6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403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685억원) 대비 353억원(9.6%) 증가한 액수다.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카드사들이 일정 기간 이상 연체된 채권을 선제적으로 매각해 벌어들이는 수익을 말한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가 1057억원으로 전년 동기(823억원) 대비 28.4% 늘어나 가장 많은 매매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카드가 875억원으로 1년 새 23.6% 증가하며 뒤를 이었고, KB국민카드는 전년 동기(283억원)에서 68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어 현대카드 655억원, 우리카드 506억원, 하나카드 263억원 순이었다.
카드사들이 부실채권 매각을 확대하는 이유는 건전성 관리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이들 카드사의 연체율은 1.76%로 지난해 말(1.65%) 대비 0.11%포인트(p) 상승해 2014년 말(1.69%) 이후 10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부실채권 매각 규모도 지난해 상반기 1조7000억원대에서 올해 2조3000억원대로 약 37% 급증했다.
통상 카드사들은 연체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가 직접 회수하는 편이 수익성 면에서 유리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에 비해 연체채권을 매각할 경우 연체율을 낮추고 대손충당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데다, 당장의 일회성 이익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본업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수익성을 어느 정도 보전하고 있는 셈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부실채권 자체가 늘어난 상황에서 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의 정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연체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부실채권 정리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매매이익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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