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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에서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김관주 기자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 중심인 국내 자본시장이 산업의 생산적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사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에서 “산업 구조 전환기 속 금융은 기존의 담보·부동산 중심 자금 공급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첨단산업 성장과 전통산업 재편을 함께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기업금융(IB) 업무 가운데 약 48%가 부동산 PF 보증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모험자본투자는 2% 미만이다. 윤 사장은 이처럼 단기수익 중심의 부동산 PF 구조가 신성장투자의 공백을 이끌었다고 판단했다.
윤 사장은 국내 산업이 평균 20년 주기로 주력 품목을 교체해 온 만큼 금융시스템의 리셋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책금융 중심의 담보대출 모델로는 첨단산업의 빠른 확장과 연구·개발(R&D) 주도형 성장을 따라잡기 어려워서다. 그는 “이제는 모험자본과 구조조정금융이 이끄는 생산적 금융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 생태계의 가장 취약한 지점으로 시리즈 B~C 단계의 자금 공백(미씽 미들)을 꼽았다. 확장 단계 기업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며 빠른 스케일업이 가능한 투자 모델이 필요하다. 이러한 미씽 미들을 채우기 위해 윤 사장은 소수지분투자(그로스 PE)와 전환·후순위채 기반 자금(메자닌 PD) 모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혁신기업이 국내에서 성장·회수할 수 있게 만드는 다리가 될 전망이다.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제도 확대에 따라 증권업계의 IB 투자 여력은 현재 22조원에서 오는 2030년까지 최소 112조원으로 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 사장은 “이제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자금의 방향성”이라며 “혁신기업 성장과 전통산업 재편에 우선 배분돼야 진정한 생산적 금융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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