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단계적 도입 추진
뉴욕ㆍ싱가포르 등 글로벌 흐름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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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경복궁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 사진 : 안윤수 기자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2030년에는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자신의 해외 신용카드 한 장으로 서울의 버스와 지하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글로벌 결제망을 활용한 ‘오픈루프(Open Loop)’ 교통결제 시스템 도입에 나섰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오픈루프 결제 방식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동안 서울의 대중교통은 티머니·캐시비 등 국내 교통정산사업자 시스템을 거쳐 결제가 이뤄져 해외 발급 카드는 사용할 수 없었다. 외국인 관광객은 외국인 전용 교통카드나 1회용 승차권을 별도로 구매해야 했고, 현금 결제가 필요한 경우도 많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외국인 관광객이 지하철 이용 과정에서 제기한 불편 신고는 60여 건에 달했다. 대부분 “해외에서 쓰던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없었다”는 내용으로, 일부는 현금을 인출해 교통카드를 충전해야 했다고 호소했다.
서울시는 우선 연말까지 지하철 1~8호선 주요 25개 역사 무인충전기(키오스크)에서 해외 신용카드 결제 기능을 추가한다. 또 아이폰 이용자를 위한 티머니 애플페이 충전 기능,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를 위한 ‘코리아투어카드’ 앱 충전 기능도 연내 개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외국인은 현금이나 환전 절차 없이 카드 한 장으로 교통카드를 구매·충전할 수 있게 된다.
이후 2025년부터 2030년까지 EMV(국제표준 비접촉 결제) 기반의 오픈루프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1단계(2025~2026년)에서는 시내버스 단말기에 EMV 인증 모듈을 설치하고, 2단계(2027년)에서는 지하철 단말기를 교체하며, 3단계(2030년까지)는 마을버스·민자철도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세계 주요 도시들과 보조를 맞춘다는 구상이다. 이미 런던은 2014년부터 ‘탭 투 페이(Tap to Pay)’ 방식을 도입해 교통카드 없이 신용카드로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싱가포르와 뉴욕은 전 노선에서 해외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일본 역시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위해 오픈루프 시범운영을 확대 중이다.
서울시는 시스템 구축에 최소 5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단계적 오픈루프 전환을 통해 외국인 교통 편의를 높이고, 스마트 서울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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