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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의 일본 내 분기 판매량ㆍ점유율 추이./사진: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 1월 진출 이후 빠르게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지만, 2026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경차 모델이 진출 성패를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16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의 ‘BYD의 일본 진출 경과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BYD는 2023년 1월 일본에서 첫 승용차 모델을 출시한 이후 이후 빠르게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지만, 2026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경차 모델이 진출 성패를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일본은 좁은 도로와 차고지증명제 등으로 경차의 인기가 높은 ‘갈라파고스화’된 시장으로, ‘수입차의 무덤’으로 평가받아 왔다. BYD가 이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건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직접적 효과와 함께, 선진 시장에서의 활동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간접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BYD는 중남미ㆍ동남아ㆍ유럽ㆍ일본 등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판매량 기준 중국 비중이 85.9%에 달하지만, 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7.9% 급증했다. 일본 판매량도 2024년 2383대에서 2025년 상반기 1782대로 64.4% 증가했다.
일본 내 점유율은 올 상반기 기준 0.08%로 미미하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순수전기차(BEV) 시장 점유율 6.0%를 기록한 것이다. 2분기 기준으로는 8.7%까지 성장했다. 현재 BYD는 일본에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 3, 소형 해치백 돌핀, 중형 세단 씰, 중형 SUV 씨라이언 7 등을 판매 중이다.
내년 하반기엔 일본 경차 규격을 충족하는 신형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모델은 일본 진출 성패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서 경차는 보유 가구의 69%가 2대 이상 운용하는 등 세컨카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요구 주행거리가 짧고, 가정 내 충전이 가능해 다른 세그먼트 대비 전기차 전환 장벽이 낮다는 점도 주목된다.
경차 선택의 주요 이유가 경제성(연비 44%, 가격 45%, 세금 62%)이기 때문에, BYD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모델을 출시한다면 전기차 및 중국 브랜드 거부감을 일부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
BYD는 지난 7월 말 기준 일본에서 64개 거점을 확보했으며, 연말까지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거점이 주요 도시에 집중돼 경차 주요 소비층인 비도심 지역 접근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일본 소비자의 강력한 자국 브랜드 선호도 넘어야 할 장벽이다. 선호 브랜드 상위 10위 내 해외 브랜드는 BMW(8위), 메르세데스-벤츠(9위) 정도만 포함됐다. 닛산ㆍ혼다 등이 상품성 높은 경형 전기차를 연달아 출시하고 있어 경쟁도 치열해졌다.
2024년 일본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개편해 BYD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한 것도 부담이다. BYD의 경차 모델은 신규 개발에 가까워 개발비 부담이 크고, 일본 독특한 규격 때문에 다른 시장 활용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리스크다.
보고서는 “일본 소비자의 유난히 강력한 자국 브랜드 선호가 허들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BYD가 경차 모델에서 일정 이상의 성공을 거둔다면 중국 브랜드 전반의 인식 개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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