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주택공급 확대 약속했지만… 자재업계 한숨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10-17 06:00:52   폰트크기 변경      

135만가구 공급 청사진과 달리

현장은 시장 위축ㆍ미분양 증가로

내년 사업계획 수립조차 어려워


착공 늘려도 판매 따르지 않으면

건설사ㆍ자재업계 모두 위기 우려


그래픽  : 대한경제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정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10ㆍ15 부동산 대책이 건설자재 업계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의 주택공급 청사진과 달리, 현장에서는 미분양 증가와 시장 위축 우려로 내년 사업계획 수립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호의 신규 주택을 착공하기로 했다. 과거와 같이 인허가 수치가 아닌 실제 입주로 이어지는 ‘착공’ 물량을 기준으로 관리하겠다는 실행 방안도 밝혔다.

그러나 시멘트, 레미콘, 철근 등 건설자재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 컸다. 실제 지난 8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613가구로 전월 대비 7% 급증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이 2만7584가구로 ‘악성 미분양’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 8월 수도권 착공 물량도 9012가구로 전년 동월 2만1375호 대비 57.8% 감소했다. 업계는 착공을 늘려도 판매가 뒤따르지 않으면 건설사와 자재 업계 모두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ㆍ투기과열지구ㆍ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9ㆍ7 공급대책이 공공 위주로 발표된 데다 건설사 안전관리 강화 정책으로 공급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낮아졌다”며 “이번 규제지역 확대에 따른 대출 규제와 전매 제한으로 도시정비 사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도 “서울의 분양물량 80% 이상이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데,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민간 택지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조합원들의 사업성이 훼손돼 사업 진척이 대폭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 착공 물량이 보합 또는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다보니 건설 경기에 민감한 자재 업계는 내년 경영전략 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매년 9∼11월 정부의 SOC 예산과 주택 공급 계획을 토대로 연간 생산량과 재고, 설비 투자 계획을 수립하지만, 올해는 주택착공 위축으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보합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연간으로도 올해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상가상으로 시멘트업계의 비용 압박도 커지고 있다. 전력요금 인상 우려와 안전운임제 부활에 따른 운송비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앞서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용 전기요금은 105.5원에서 185.5원으로 80원(75.8%) 올랐다.

철근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의지에도 현장의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았고, 경영악화는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했고, 레미콘업계 관계자도 “정부의 착공 목표치는 긍정적 신호지만, 쌓여가는 미분양과 지연되는 사업 현장을 보면 신뢰하기 어렵다. 수요 예측이 불가능해 사실상 깜깜이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한 1888만t에 그쳤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2148만t)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2404만t)보다도 적은 수치다. 수도권 레미콘 출하량도 올 상반기 1940만㎥로 전년 동기(2486만9000㎥) 대비 22% 급감했다. 철근 내수 판매량 역시 상반기 354만9000t으로 전년 동기(393만4000t) 대비 9.8% 줄었다.

한형용 기자 je8da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부동산부
한형용 기자
je8day@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