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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최종 승인…“순수 CDMO 기업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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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19 12:56:15   폰트크기 변경      
CDMO-바이오시밀러 분리, 이해충돌 해소 목적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분할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제 순수한 CDMO(위탁생산개발)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17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승인’ 안건이 최종 통과되면서 바이오업계의 역사적 분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지난 1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위임장을 포함해 1286명(6613만여 주)의 주주가 참석했으며 이는 의결권 있는 주식수의 93%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분할안이 가결됐다.

이번 인적분할 승인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신설하고,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한다. 분할 신설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창립일은 11월 1일이며, 재상장 예정일은 11월 24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인적분할의 핵심 배경은 고객사의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 우려 해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빅파마의 신약을 위탁 제조하는 CDMO 사업을 영위하면서 동시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사업을 병행해왔다. 빅파마들은 신약 개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복제약을 만드는 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구조에 대해 잠재적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선택한 것은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인적분할은 신규설립 법인의 지분 100%를 모회사가 가져가는 물적분할 구조가 아닌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을 배분하는 구조다.

기존 주주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과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을 65대 35 비율로 교부받게 된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정해졌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총수 7117만4000주는 존속법인 4629만951주, 신설법인 2488만3049주로 나뉜다.

예를 들어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06%를 보유하고 있는데, 인적분할 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43%, 삼성에피스홀딩스 43%를 각각 보유하게 된다. 삼성전자도 31.22%의 지분을 동일 비율로 나눠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연간 매출 4조 5473억원, 영업이익 1조 3201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4조 클럽’에 등극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포트폴리오 다각화·글로벌 거점 확대’의 3대축 성장 전략을 토대로 CDMO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로 신설되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매출 1조 5377억원, 영업이익 43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 51%, 영업이익 112%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계 1위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종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산도스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 △테바와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를 미국 시장에 출시했으며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가속화하고 있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가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이사직을 겸임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 CEO로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 과정을 거친 바이오 전문가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인적분할 안건이 통과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본연의 위탁개발생산 사업에 집중하는 순수 CDMO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게 됐다"며 "이번 인적 분할은 고객사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CDMO와 바이오시밀러 각 사업의 강점과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이한 사업 특성을 가진 양사가 독립적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게 돼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심사를 통과하고 한국거래소의 재상장 예비심사도 완료하면서 인적분할을 위한 핵심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 11월 1일 인적분할이 완료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각각 독립된 상장사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이 양사 모두에게 사업 집중도를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순수 CDMO 정체성을 확립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더욱 적극적인 수주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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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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