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경영 체제 전환…마스가 이끌 최적의 적임자
이상균ㆍ조영철 부회장 승진…조영철, HD현대 공동대표 내정
합병 앞두고 예년보다 빠른 인사…조직 혼선 최소화ㆍ시너지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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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선 HD현대 회장 / HD현대 제공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HD현대 오너가(家) 3세인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에 오르며 그룹 경영 최일선에 선다.
HD현대그룹은 17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의 혼선을 줄이고, 합병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이뤄졌다.
이날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家) 3세인 정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기존 권오갑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돼 내년 3월 주총을 끝으로 HD현대 대표이사에서 사임할 예정이다.
정 신임 회장은 다양한 실무 경험과 함께 그룹 내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며 미래 전략을 주도해왔다.
연세대 경제학과, 미국 스탠퍼드 MBA를 졸업한 뒤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을 시작으로 HD현대 경영지원실장, HD현대중공업 선박영업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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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선 HD현대 회장 / HD현대 제공 |
특히, 지난 2016년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설립을 주도해 시총 11조원의 그룹 내 주력사업으로 성장시키며 경영 역량을 입증했다.
2021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작업을 주도해 건설기계 사업을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디지털 혁신, 친환경 원천기술 확보 등 HD현대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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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미국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대표와 정기선 회장이 지난 5월 한ㆍ미간 조선산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 / HD현대 제공 |
특히, 조선업 재건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미국과의 협력을 위해 미국 내 주요 인사들과 직접 교류해왔다.
이에 미국과의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실현할 최적의 인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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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빌 게이츠(Bill Gates)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지난 8월 SMR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모습 / HD현대 제공 |
이번 인사에서 정 회장은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공동 대표도 맡아 최근 실적이 부진한 건설기계 사업의 위기 극복과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선다.
정 회장은 새로운 조직문화 조성에도 적극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녀를 둔 직원들의 육아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전 3년간 1인당 1800만원씩 지원하고, 최고의 시설과 운영시스템을 갖춘 어린이집 드림보트를 운영하는 등 임직원들의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다.
아울러 신입사원부터 팀장 등 직책자들까지 다양한 계층을 상대로 타운홀 미팅을 갖는 등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주력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점점 치열해지고, 다변화하고 있는 국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나간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되,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성장은 물론, 전 분야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전력을 다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는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사장들의 승진이 다수 포함됐다.
HD현대중공업 이상균 사장과 HD현대사이트솔루션 조영철 사장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 새 대표이사에는 조영철 부회장이 내정됐다. 조 부회장은 정 신임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HD현대를 이끌게 된다.
HD현대중공업 금석호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 이상균 부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에 내정됐다. 금 부사장은 경영지원 및 재경, 자산, 동반성장 등을 총괄할 예정이다.
다음달 1일 HD현대중공업으로 통합되는 HD현대미포의 김형관 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정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기존 김성준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내년 1월1일 통합되는 HD건설기계 대표에는 문재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에는 송희준 부사장이 내정됐다.
HD현대로보틱스 김완수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날 발표된 대표이사 내정자들은 향후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한편, HD현대는 조만간 각 사별로 인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후속 임원인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며, 새로운 임원진 구성이 끝나는 대로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해 내년도 사업계획 확정 등 경영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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