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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물든 하늘, 노량진의 바다…서울이 가을을 연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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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19 10:14:35   폰트크기 변경      
미디어아트로 물든 하늘공원 억새밭

매헌시민의숲, 음악과 정원 체험 한자리에
단풍 절정 남산둘레길, 한 달간 가을 소풍
노량진ㆍ불광천, 바다와 빛으로 물드는 도심
골목이 만든 축제, 서울 곳곳 상권에 활기


제24회 서울억새축제 ‘억새, 빛으로 물들다’가 10월 18~24일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억새축제 모습. / 사진 : 서울시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가을이 깊어지면 서울의 축제 지도는 더 촘촘해진다. 억새가 물결치는 하늘공원에서 시작해 숲과 정원, 강과 골목으로 이어지는 동선만 그려도 주말이 모자랄 만큼 다채롭다. 대형 무대 대신 ‘일상 속 문화’와 ‘지역 상권’이 키워드가 된 이번 가을, 도심 한복판에서도 충분히 여행 같은 하루를 만들 수 있다.

올가을의 관문은 상암동 하늘공원이다. 6만평 억새밭을 배경으로 한 제24회 서울억새축제 ‘억새, 빛으로 물들다’가 18~24일 열린다. 첫날인 18일에는 미디어아트 영상과 캘리 퍼포먼스가 축제의 막을 올렸고, 이후 중앙로 일대가 형형색색 야간 경관조명으로 변신했다. 억새의 은빛 파도 사이를 거닐며 조형 작품 4점을 관람하고, ‘소원존’과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축제 기간에는 하늘공원 운영시간이 연장되니 저녁 산책을 계획해보자.


서울억새축제가 진행중인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 / 사진 : 서울시 제공 


숲의 감도를 끌어올리고 싶다면 11월 첫 주말, 서초구 매헌시민의숲으로 가면 된다. ‘가을엔, 매헌 정원 음악회’가 잔디마당에서 11월 1~2일 열린다. 국악클래식ㆍ트로트ㆍ싱어송라이터 무대부터 해금과 성악이 어우러진 공연까지 구성했고, 아이와 함께 즐기기 좋은 페이스페인팅, 테라리움, 낙엽 압화 등 정원 체험이 촘촘하다. 한국 최초 ‘숲 개념’ 공원으로 조성된 장소의 이력까지 더해져 ‘정원’과 ‘음악’의 조합이 특히 근사하다.

단풍이 절정을 향하는 11월에는 남산둘레길이 주인공이다. 서울시 중부공원여가센터가 11월 한 달 내내 ‘남산둘레길 가을소풍’을 운영한다. 해설사와 걷는 ‘둘레길 단풍 투어’, 남산 역사ㆍ생태를 엮은 가족 ‘자연ㆍ역사 투어’, 활쏘기, 전통 매듭, 요가, 조류탐사, 그림여행 등 프로그램이 날짜별로 펼쳐진다. 사전 접수는 공공서비스예약에서 받는다. 북측순환로, 석호정, 호현당, 한남유아숲체험원 등 포인트를 잇는 코스로 구성돼 코스 선택의 폭도 넓다.


남산둘레길. /사진 : 서울시 제공 


바다 향기가 그리운 이들을 위한 축제도 돌아온다. 오는 25~26일, 노량진수산시장 일원에서 ‘제8회 도심 속 바다축제’가 열린다. 축구장과 야구장을 무대로 ‘문화와 맛의 광장’, ‘가족 힐링 파크’가 펼쳐지고, 개막 당일 밤에는 대형 콘서트가 분위기를 달군다. 낮에는 참치 해체쇼, ‘나도 수산물 경매사’ 같은 이색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시장 내 60여개 업소가 축제 특가 판매에 참여한다. 수산시장의 활기와 공연ㆍ체험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노량진다운’ 주말이 될 전망이다.

은평의 가을밤은 물빛을 입는다. 24~25일 불광천변에서는 ‘은평누리축제’가 열린다. 주민 생활예술과 해외 예술팀의 무대, 버스킹ㆍ인형극ㆍ서커스가 물가를 따라 이어지고, 올해는 불광천을 수놓는 ‘라이트 아트 페스티벌’이 첫선을 보인다. 장애ㆍ연령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점자, 오디오 가이드, 수어 통역 등 접근성 장치도 꼼꼼히 준비했다.

한 잔의 맥주로 가을을 마무리하고 싶다면 25일 도봉산옛길 상점가로 가보자. ‘가을맥주축제’가 상점가 전역으로 확대돼 버블쇼, 네일아트, AI 인생네컷 같은 체험 부스와 공연이 종일 이어진다. 상점가에서 1만원 이상 구매하면 맥주 1잔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준비했다. 지역 상권과 주민이 함께 만든 소박한 번화함이 매력이다.


지난해 서울 관악구 샤로수길에서 열린 ‘청춘문화놀이터 그라운드’ 축제 현장. / 사진 : 서울시 제공


이번 가을은 골목이 특히 바쁘다. 서울시는 10~11월 용마루길(용산), 회기랑길(동대문), 샤로수길(관악), 케미스트릿 강남역(서초) 등 로컬브랜드 상권에서 릴레이 축제를 연다. 경의선숲길을 따라 주말마다 이어지는 ‘용마루 숲길 축제’(24일~11월9일), 젊은 야장 감성을 살린 ‘회기랑길 청춘 야장놀이터’(30~31일), EDM과 미식ㆍ뷰티 체험을 결합한 ‘그라운드 샤로수’(11월1일), ‘케미스트릿 강남역 페스티벌’(11월2일), 연말 분위기의 ‘공릉숲길 쿠키마을 페스타’(11월29일)까지, 동네 상권의 개성으로 채운 무대가 이어진다. 골목에서 시작한 작은 체험이 지역 상권을 다시 걷게 하는 선순환을 노린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로컬브랜드 상권 축제는 시민이 가까운 골목에서 일상의 여유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끔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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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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