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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된 ‘캄보디아 범죄’… 58명 구속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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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20 14:31:58   폰트크기 변경      

64명 중 5명 석방… 1명 영장 반려
로맨스스캠ㆍ보이스피싱 등 혐의
경찰 “납치ㆍ감금피해 철저 조사”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된 보이스피싱 등 범죄 피의자 64명 가운데 58명이 구속 갈림길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기본적으로 구속수사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일 뿐, 유무죄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아니다. 하지만 법원이 지금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을 기초로 범죄사실이 어느 정도 소명됐는지 들여다보고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만큼 각 피의자마다 불법 감금 피해자인지, 자발적으로 범죄에 가담한 공범인지가 일정 부분 가려질 전망이다.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사진: 연합뉴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송환된 피의자 64명 중 59명에 대해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4명은 영장 신청 없이 석방했다.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됐던 1명은 즉시 구속된 상태다.

이 가운데 검찰은 투자리딩방 사기 사건에 연루된 혐의(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를 받는 A씨에 대한 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A씨는 송환 이후 서울 서대문경찰서로 압송돼 조사받았다.

서울서부지검은 “출국 경위와 범행에 일부 계좌가 사용된 경위, 감금된 이후 캄보디아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한 점, 현지 경찰에 신고ㆍ구조돼 유치장에 감금됐다 송환된 점 등 범행 이후 사정을 고려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피의자 가운데 검찰 단계에서 영장 신청이 기각돼 풀려난 사례는 A씨가 유일하다. A씨까지 합치면 송환된 피의자 중 5명이 풀려났다. 나머지는 모두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따라 법원에서 영장심사를 받는다.

송환된 피의자들은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을 비롯해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노쇼, 투자리딩방 등 각종 온라인 사기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송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현지 범죄단지에서 불법 감금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금 피해자인 동시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라는 이중적인 상황에 놓인 셈이다.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간이시약 검사에서는 모두 음성 반응으로 확인돼 정밀 검사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7∼9월 캄보디아 당국으로부터 현지 피싱콜센터를 단속했다는 사실과 함께 한국인 피의자들 명단을 통보받았다. 이후 경찰은 충남경찰청과 경기북부청을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해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청은 범죄사실 외에도 출입국 경위와 범죄조직 구조, 범죄단지 현황, 인력공급ㆍ알선조직, 현지 납치ㆍ감금 피해 현황, 마약 투약 여부 등 캄보디아 사태와 관련한 의혹 전반을 철저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해외 공범, 국내 연계 조직 수사 단서 확보에도 주력해 피싱 범죄 예방ㆍ검거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 경찰과 캄보디아 수사 당국은 이날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에 나섰다.

박씨는 출국 이후 캄보디아 범죄단지인 이른바 ‘웬치’에 감금돼 고문당한 뒤 지난 8월 현지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 시신을 발견할 당시 멍 자국과 상처 등 심각한 고문 흔적이 온몸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 결과는 공식 절차를 거쳐 국내 수사기관에도 통보될 예정이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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