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1일부터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56회 한국전자전에 참가한다. 관람객들이 LG전자 부스에서 LED 사이니지와 거울을 활용해 만든 88개 정육면체 모듈이 다채롭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연출하는 ‘키네틱(Kinetic·움직이는) LED’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21일부터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56회 한국전자전에 참가한다. 관람객들이 LG전자 부스에 마련된 슈필라움(Spielraum)에서 LG전자의 다양한 가전과 이를 음성으로 제어하는 AI 홈 허브 LG 씽큐 온을 접목한 모빌리티 공간 솔루션을 경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삼성전자가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리는 KES 2025(한국전자전)에 참가해 주거부터 교육, 비즈니스까지 다양한 환경 속에서 일상을 혁신하는 최신 AI 제품과 기술을 선보인다. /사진:삼성전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ES 2025(한국전자전) 삼성전자관에서 관람객들이 ‘마이크로 RGB TV’의 압도적 화질과 색 재현력, 명암 표현력 등을 경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서울 삼성동 코엑스가 AI 전쟁터로 변했다.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열린 ‘KES 2025(한국전자전)’에서 국내 대표 전자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맞붙었다. 올해 KES에선 단순한 기술 쇼케이스를 넘어, AI가 우리 일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답’이 오갔다. 삼성은 ‘초연결 AI 홈’으로, LG는 ‘공감지능 기반의 통합 제어’로, 같은 듯 다른 방식으로 ‘AI가 바꾸는 일상’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전시관 입구는 일단 압도적이다. 대형 LED 미디어 파사드가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안으로 들어서면 차세대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RGB TV’가 중심을 잡는다. OLED를 넘어선다고 자평하는 이 TV는 스스로 빛을 내는 미세한 RGB 소자가 뛰어난 색 재현력과 명암 표현을 구현한다.

관람객의 이목을 끈 또 하나의 주인공은 AI 비서 ‘비전 AI 컴패니언’. 단순한 음성 명령을 넘어,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과 퍼플렉시티가 통합돼 있어 TV와 실시간 대화를 나누듯 콘텐츠를 추천받고 정보를 검색하는 등, 사용자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침투한다.

삼성의 전시는 ‘AI 홈’ 테마에서 정점을 찍는다. 거실에서는 사용자를 인식해 에어컨, 청소기 등 가전이 스스로 작동하고, 냉장고는 내부 식재료를 분석해 레시피를 제안한다. 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은 물론, ‘AI 절약모드’로 최대 60%까지 전기료 절감 효과를 보여주며 실생활에서의 설득력을 더했다.

주방, 침실, 심지어 반려동물까지 배려한 AI 솔루션은 그간 스마트홈이 넘지 못했던 ‘경험의 벽’을 실질적으로 허무는 느낌을 준다.

반면 LG전자는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을 키워드로 삼았다. 전시장 입구를 장식한 ‘키네틱 LED’는 기술과 예술의 만남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정육면체 모듈 88개가 좌우로 회전하며 형형색색의 팝아트를 연출하는 이 장치는, 생성형 AI와 관람객의 셀피를 조합해 즉석에서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전시에 참여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전시관 중심에는 ‘AI 홈 허브’인 ‘LG 씽큐 온(ThinQ On)’이 자리했다. “하이 엘지, 외출모드 실행해줘” 한마디면 조명은 꺼지고, 청소 로봇이 작동하며 반려동물에 맞는 실내 환경이 조성된다.

씽큐 온은 단순 제어를 넘어 사용자의 상황과 감정을 읽고 맞춤형 루틴을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AI는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에 따른 반응을 한다는 점에서 삼성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이밖에 LG는 이동형 AI 공간 솔루션 ‘슈필라움’을 통해 자동차를 사무실이나 팝업매장으로 전환하는 미래 모빌리티 경험을 선보였다. 136형 초대형 ‘LG 매그니트 마이크로 LED’는 몰입감 넘치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와 욕실용 ‘LG 바스 시스템’ 등은 생활공간 전반에 AI를 녹여낸 솔루션을 제시했다.

청소 로봇, 샤워 수전, 3-in-1 프로젝터 등 국내 미출시 신제품들도 대거 공개돼, LG가 AI와 디자인, 그리고 감성까지 아우르려는 전략을 보여줬다.

삼성은 디스플레이 중심의 기술 리더십과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한 ‘초연결ㆍ초자동화’를 강조했다. LG는 공감지능을 통해 보다 인간적인 AI를 추구하며, 생활 공간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제어를 선보였다.

양사 모두 ‘기술은 결국 사람을 향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무게중심은 달랐다. 삼성은 강력한 디바이스와 클라우드 기반 연결성으로 정밀하고 강력한 ‘AI 환경’을 만들었고, LG는 섬세한 감정 이해와 사용자 중심의 ‘AI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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