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11구역 기부부지에 ‘책마루 문화센터’
여의도 브라이튼ㆍ대림체육시설 등 확충
제2세종문화회관ㆍ문래 예술의전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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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꽃밭정원에서 어린이들에게 초화류를 설명하고 있는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 사진 : 영등포구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쇳가루가 날리던 공업도시 영등포가 이제는 꽃과 책, 문화가 어우러진 젊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낡은 방직공장 부지엔 정원이 들어섰고, 삭막했던 뉴타운엔 주민들이 숨 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생겼다. 변화의 중심에는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의 집요한 추진력과 주민의 오랜 기다림이 있었다.
21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구는 산업지의 흔적이 남은 도심 곳곳을 문화·녹지·체육 인프라로 재편하며 ‘살기 좋은 영등포’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원과 도서관, 수영장과 체육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생활문화’의 결을 키워가는 방식이다.
문래동 꽃밭정원은 1930년대 방직공장이 밀집했던 산업지대의 옛 방림방적 부지 위에 세워졌다. 이 땅은 재일동포 사업가 고(故) 서갑호 회장이 2001년 영등포 발전을 위해 기부채납한 것으로, 23년간 구청 자재창고로 방치돼 있었다.
최 구청장은 “가림막을 철거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을 직접 듣고, 순천만 정원박람회 방문에서 얻은 영감을 더해 이 공간을 되살렸다. 지난해 5월, ‘문래동 꽃밭정원’ 개장과 함께 ‘정원도시 영등포’를 선언했다. “문래동 꽃밭정원은 문래동의 변화를 넘어 영등포가 정원도시로 변화하는 시작을 알리는 상징”이라는 최 구청장의 말처럼, 도시는 그날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당산공원에는 이끼정원이, 여의도 앙카라공원에는 물길정원이 생겼다. 골목과 교통섬마다 꽃과 나무가 심어졌고, 정원문화센터가 들어서 주민들이 직접 식물을 가꾸는 법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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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출입기자들에게 신길책마루문화센터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 : 영등포구 제공 |
신길동의 변화는 더 생활 가까이에 있다. 신길11구역 래미안 프레비뉴 아파트의 기부채납 부지는 2007년 첫 계획 이후 18년 동안 공터로 남아 있었다. 특성화 도서관으로 시작된 구상은 주민 의견을 반영해 수영장과 체육관을 포함한 복합문화시설로 확대됐고, 지난 7월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로 문을 열었다.
최 구청장은 “신길뉴타운으로 조성되면서 인구가 두 배로 늘었지만, 입주한 이후 10년 동안 문화시설이 전무했다”며 “도시 발전은 집만 새로 짓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문화, 체육, 교육 인프라가 함께해야 완성된다”고 말했다.
연면적 7471㎡, 지하 2층에서 지상 5층 규모의 이 건물은 도서관과 체육시설이 한데 모인 복합공간이다. 수영장과 도서관 사이에 체육관과 업무시설을 배치해 공간의 균형을 잡았고, 도서관은 영유아열람실부터 다목적실까지 층별로 구성됐다. 세 층을 잇는 계단형 ‘책마루’는 아이들이 책을 읽고 어른들이 휴식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이 찾는 명소가 됐다. 지하 2층의 수영장에서는 아쿠아로빅과 생존수영 프로그램이, 1층 체육관에서는 농구·탁구 등 생활체육이 활발히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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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 라운지 조성안. / 사진 : 영등포구 제공 |
구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문화와 체육의 결을 잇는 시설들을 잇달아 추진 중이다. 연말에는 1000평 규모의 구립도서관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이 문을 연다. 영어 키즈카페와 체육시설이 함께 들어서며, 도서관 순위가 서울시 16위에서 4위로 오를 전망이다. 대림3유수지에는 연면적 4074㎡ 규모의 종합체육시설이, 양평동에는 수영장·체육관·주차장이 포함된 7320㎡ 공공복합시설이 각각 2026~2027년 준공될 예정이다.
여의도에는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이 추진되며, 문래동에는 ‘문래 예술의전당’이 새로 들어선다. 1200석 규모의 대극장과 소극장, 전시실, 작업실을 갖춘 이 공간은 인근 문래동 꽃밭정원과 함께 지역 문화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구민들이 언제든 가까운 정원에서 힐링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수영장에서 운동을 하는 일상이 바로 ‘살기 좋은 영등포’의 모습”이라며 “앞으로도 구민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도시, 영등포를 만들어가겠다”라고 밝혔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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