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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생산ㆍ공급 혁신없인 수소경제 성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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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21 22:21:31   폰트크기 변경      

배충식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KAIDA 30주년 세미나 발표
인프라ㆍ가격 문제로 현대차ㆍ도요타 등 수소차 판매 급락


배충식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창립 30주년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온 수소차 시장이 좀처럼 판매 부진을 극복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1만2866대로 전년보다 21.6% 감소했으며, 현대차와 도요타 등 주요 제조사들도 판매 절벽을 경험하고 있다. 비싼 가격과 수소 공급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창립 30주년 세미나에서 배충식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SNE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현대자동차는 넥쏘와 일렉시티 등 3836대를 판매해 수소차 판매가 전년 대비 23.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본 도요타는 미라이와 크라운 모델을 합쳐 1917대를 팔아 무려 50.1% 급감했다.

배 교수는 수소 공급 구조와 인프라 문제를 지적했다. 전국에 400여개 수소충전소가 있지만,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해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올 3월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정전으로 수소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충청권과 수도권 수소충전소들이 운영 시간을 대폭 줄여야 했다. 수소 생산기지와 충전소 간 거리가 멀어 운송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는 수소차 충전비용이 증가하는 배경이다.

수소차 가격도 걸림돌이다. 전기 트럭 가격이 디젤의 2배라면, 수소 트럭은 3배 수준이다. 배 교수는 “수소 연료전지 가격의 30~50%를 차지하는 백금 촉매 비용을 낮추는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전성 우려도 제기된다. 2022년 4월 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가 암모니아 수송관을 폭파하면서 강릉 인근 암모니아 농도가 163배 급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운반하기 쉽게 만든 물질인데, 이런 사고로 수소 운송의 위험성이 부각됐다.

이렇다보니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으로 제시한 수소차 등 수소경제의 성공 가능성에도 의구심이 커진다. 배 교수는 “수소가 없으면 연료전지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다”며 “수소 생산ㆍ저장ㆍ운송 전체 시스템의 혁신 없이는 수소경제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소차가 수소연료전지 방식만 고집하기보다는 수소로 엔진을 돌리는 방식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수소엔진은 연료전지보다 가격이 저렴해 당분간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지난 9월 수소엔진 자동차 학술대회가 열렸고, 만(MAN)은 수소엔진 대형트럭 200대 판매 계획을 발표했다. 마세라티는 보쉬와 협력해 가솔린 스포츠카와 동일한 성능을 내는 수소엔진 차량을 선보이기도 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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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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