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밀레(Miele)의 첫 철재 세탁기는 1938년경에 출시됐다. 이때 밀레는 기존의 목재 통을 대체한 법랑 처리된 금속 외피를 채택해 내구성과 위생성을 크게 개선했. 심화영기자 |
![]() |
| 독일 가전 브랜드 밀레(Miele)는 22일 오전 서울 밀레 익스피리언스센터 강남에서 밀레코리아 20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밀레의 목재 세탁기를 전시했다. 밀레는 1901년에 목재 세탁기(wooden washing machine)를 처음 개발·출시했다. 심화영기자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고객의 시간을 아껴라.”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Miele)가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본격적으로 강화한다. ‘20년 내구성’을 앞세워 충성 고객층을 확대하고, 삼성ㆍLG 등 국내 대기업과의 경쟁 속에서도 시장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밀레 익스피리언스 센터 강남에서 열린 설립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문섭 밀레코리아 대표는 “한국 시장 진출 초기부터 품질로 신뢰받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앞으로의 20년은 밀레 가전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경험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밀레는 이날 처음으로 한국 시장의 연간 매출 규모를 550억원이라고 공개했다. 8조원대로 추정되는 국내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세그먼트 확대를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최근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따라 공세 수위를 높이며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Dacor)’, LG전자는 ‘SKS(Signature Kitchen Suite)’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고급 주방 시장을 집중 공략 중이다. LG전자는 최근 강남 논현동에 쇼룸 ‘SKS 서울’을 열고 VVIP 고객층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밀레는 이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본다. 최 대표는 “밀레가 스타일러를 처음 출시했을 때 LG전자가 시장을 키운 것과 마찬가지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진다”며 “고객의 선택지가 넓어지면 밀레도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레의 가장 큰 무기는 ‘내구성’이다. 마르쿠스 밀레 공동회장은 “밀레 제품은 20년 후에도 처음과 동일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이는 단순한 제품 경쟁력을 넘어 브랜드 가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밀레는 제품 수리 데이터와 고객 사례를 적극 활용해 ‘장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최 대표는 “대전에 거주하는 고객 중 27년간 매일 식기세척기를 사용한 사례도 있다”며 “중간중간 소모품을 교체하면서도 제품 자체를 바꾸지 않아도 되는 내구성이 밀레의 차별점”이라고 소개했다.
마르쿠스 회장은 또 “한국 고객은 디자인·품질·기술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며 “밀레 식기세척기의 ‘아시안 바스켓’도 한국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개발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밀레에게 단순한 ‘판매 시장’이 아니라 제품 혁신의 촉매제라는 설명이다.
한국 주택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프리미엄 가전 시장이 빠른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점도 밀레는 인정한다. 최 대표는 “올해와 내년까지 시장 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는 이 같은 상황에서 단기적 점유율 경쟁보다 브랜드 신뢰도와 고객 경험 강화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한편 밀레코리아는 설립 20주년을 맞아 오는 25일까지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밀레와 함께, 보다 더 나은 삶의 예술’을 주제로 브랜드 위크를 진행한다.
심화영 기자 doroth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