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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체험기] “보여줘, 맨해튼”… 삼성 ‘갤럭시 XR’, 현실과 가상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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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22 14:10:27   폰트크기 변경      
‘멀티모달 AI’ 탑재한 첫 안드로이드 XR… 현실과 가상 오가는 몰입형 경험 구현

22일 서울 강남 삼성스토어에서 삼성전자 관계자가 갤럭시 XR 기기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제미나이, 맨해튼 브리지를 보여줘.”

22일 서울 강남 삼성스토어에서 열린 ‘갤럭시 XR’ 미디어 시연회에서 삼성전자 관계자가 이 같이 말하자, 갤럭시 XR 화면이 순식간에 뉴욕 전경으로 바뀌었다. 항공뷰에서 거리뷰로 자연스럽게 전환된 장면은 빛과 그림자, 건물 질감까지 또렷하게 표현됐다. “근처에 맛집 피자집이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뉴욕의 화덕 피자 가게가 지도와 함께 표시됐다. 손끝 제스처만으로 가게 내부를 걸어 다니듯 둘러볼 수 있었다. 현실과 가상이 매끄럽게 맞닿은 순간이었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갤럭시 XR’은 음성ㆍ시선ㆍ제스처를 동시에 인식하는 멀티모달 인공지능(AI) 기반의 차세대 XR(증강현실) 헤드셋이다. 구글ㆍ퀄컴과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탑재했으며, 구글 지도ㆍ포토ㆍ유튜브 등 주요 애플리케이션을 3차원 XR 공간에서 그대로 구현한다. 또 퀄컴의 ‘스냅드래곤® XR2+ Gen2’ 플랫폼이 적용돼 고성능 그래픽 처리와 정밀한 시선 추적이 가능하며, 구글의 AI 에이전트 ‘제미나이(Gemini)’가 음성 명령과 시선 제스처를 결합해 자연스러운 조작을 지원한다.

갤럭시 XR은 소비자용 기기를 넘어 산업용 솔루션으로도 확장 가능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조선 계열사 삼성중공업과 협력해 선박 엔진 검사 및 조립 공정을 가상 시뮬레이션하는 ‘가상 조선소 훈련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XR 공간에서 작업 절차를 반복적으로 연습함으로써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생성형 AI 기반 영상 제작 기능도 공개됐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조선시대 배경으로 고양이들이 춤추는 영상 만들어줘”라고 말하자, AI가 즉석에서 영상을 생성하고 제미나이가 영어와 한국어로 나레이션을 입혔다. 현실 사물 위에 정보를 띄우는 패스스루(Pass-through) 기능도 시연됐다. 손끝 제스처로 안경을 가리키자 구글 창이 열리며 제품 정보가 즉시 표시됐다. 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써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을 XR 환경으로 확장한 사례다.


갤럭시 XR. /사진: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XR은 경쟁 제품 대비 사용성과 가격 모두에서 차별화된다. 무게를 545g까지 줄이고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해 착용감을 높였으며, 음성ㆍ시선ㆍ제스처를 통합한 자연스러운 조작이 가능하다. 가격은 269만원으로 애플 비전프로(약 480만원)와 메타 퀘스트3(약 70만원)의 중간대다.

한편 시연회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향후 로드맵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삼성전자 한국총괄 임성택 부사장은 “갤럭시 XR은 단순한 기기가 아닌 삼성 생태계 확장의 출발점”이라며 “단기 성과보다 AIㆍXR 융합을 통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 창출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MX사업부 Immersive Solution 김기환 부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 구글ㆍ퀄컴과 OS(운영체제) 단계부터 협력했다”고 밝혔다. 구글의 저스틴 페인 XR 제품관리 총괄은 “AI를 통해 디지털과 물리 세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협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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