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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국가정보원은 22일 캄보디아 현지 범죄단지에 가담 중인 한국인이 1000~2000명 가량 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 참석해 캄보디아 현지 상황을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당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현지 범죄단지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토대로 한국인 가담자 규모를 추정했다. 캄보디아 경찰은 올해 6~7월 검거된 스캠(사기) 범죄 피의자 3075명 중 57명이 한국인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캄보디아에서 만연했던 카지노 자금 세탁은 코로나19 이후 중국을 비롯한 다국적 범죄조직 유입 이후 대규모 사기로 진화했다. 범죄단지는 수도 프놈펜과 시아누크빌을 포함해 총 50여곳으로 추정되며, 가담자는 총 20만명 수준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가 지정한 경제특구이거나,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에도 범죄단지가 들어섰다. 이 때문에 캄보디아 정부가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우리 정부와의 공조에도 상당한 차질이 있는 상황이다.
범죄조직이 벌어들인 수익은 125억 달러(약 17조9000억원) 수준으로, 2023년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한 국정원은 2022년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한 이후 한국인에 대한 동남아발 보이스피싱 피해가 늘면서 현지 범죄 조직에 대한 ‘원점 타격식’ 정보활동을 비롯해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라고 보고했다. 이어 △국내에서 보이스피싱 중계기를 구입해 공급하는 라오스 거점조직을 적발하고 △캄보디아와 한중 조직에 악성 앱을 만들어 넘기는 사례를 차단하는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고문을 당한 후 살해된 20대 한국인 대학생 박모 씨 사건의 주범이 2023년 강남 대치동 학원가 마약 사건 총책의 공범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망 사건 발생 3일째 정보를 최초 입수하고 정보 역량을 총동원해 8일 만에 피살 사건 주범을 확정 지었으며, 현재 그를 추적 중이라고 보고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이 사건 주범이 ‘2023년 강남 학원가 마약 사건의 총책’으로 캄보디아에서 검거된 리모 씨의 공범이라는 점이 국정원의 정보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강남 학원가 마약 사건은 중국인과 국내 공범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이른바 마약음료를 만든 뒤 2023년 4월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라며 시음 행사를 열어 미성년자 13명에게 음료를 제공한 뒤 돈을 뜯어내려 한 사건을 말한다.
국정원은 현재 주범 행적 및 연계 인물 관련 정보를 캄보디아 측에 지원하고, 체포를 위해 추적 전담반을 파견하는 등 공조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원에 조직 사활을 걸고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해결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은 현재 진행되는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특별지시를 내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발본색원 될 때까지, 즉 완전히 해결될때까지 국정원이 조직의 사활을 걸고 국제범죄, 마약, 인력수출, 사이버 범죄, 불법암호화폐, 스캠 범죄를 확실히 해결해서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라고 지시했다”며 “그에 따라 국정원은 이미 해온 임무이지만 제 3,4의 역량과 집중력을 발휘해 처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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