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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李정부 첫 탄도미사일 도발…APEC 앞두고 ‘무력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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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22 16:52:32   폰트크기 변경      
트럼프 의식한 ‘몸값 올리기’ 관측…日 새총리 취임 직후 긴장 고조

지난 10일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성대히 거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사진은 화성-20형으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모습. / 조선중앙통신=연합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북한이 22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특히 다음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감행한 탄도미사일 도발 재개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8시10분쯤 북한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포착했다. 미사일은 약 350km 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5월 8일 이후 다섯 달여 만이다. 당시 북한은 600㎜ 다연장 방사포와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가’형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북한이 지난해 9월 18일 발사했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화성포-11다-4.5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KN-23의 탄두를 4.5t까지 키워 개량한 무기로, 우리 군의 지하벙커 등 주요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대남용 미사일로서 사실상 한국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변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하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의도적인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APEC을 계기로 제기된 북미 정상 간 회동 가능성을 의식해 ‘몸값 올리기’를 위한 포석이란 견해도 나오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등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밀리에 회동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대화의 전제로 요구하고 있는 ‘비핵화 폐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화에 나설 생각이 없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APEC에서 북한이 어떻게 다뤄질지에 관심이 클 텐데, 개막을 앞두고 탄도미사일 발사로 존재감을 부각했다”며 “핵보유국 위상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의 공식 업무 첫째날 도발에 나선 것도 주목된다. 일본 내에서도 ‘강경 보수’로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는 북일 간 최대 쟁점인 납북 문제 등에 목소리를 높이는 등 북한과 더욱 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내각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미사일 발사 후 “미사일 경계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를 비롯해 한미일 간에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협력해 정보를 수집, 분석하면서 경계 감시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APEC 정상회의 전인 27∼29일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해 “첫 대면 회담인 만큼 정상 간 개인적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 실현을 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국가안보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긴급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안보실은 “안보실, 국방부, 합참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부와 군의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한반도 상황에 미칠 영향을 평가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련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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