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선 앞두고 공약사업 ‘훈풍’
LH, 7~8월 20억~60억 24건 심사
서울 알짜 정비사업도 시장에 온기
나우동인, 최대어 대구신청사 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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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전동훈 기자] 내년 6월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민선 8기 지자체장들의 공약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3분기 공공 설계공모 시장이 활기를 보였다.
여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수자원공사 등 주요 공기업이 가세하며 중대형 공공공모가 잇따랐다. 민간에서는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발주 움직임이 이어졌다.
23일 〈대한경제〉가 조달청 나라장터와 국토교통부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 서울시 설계공모 통합누리집에 공고된 설계공모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부터 9월 사이 심사가 이뤄진 설계비 10억원 이상 사업은 총 72건으로 집계됐다.
금액 구간별로는 △10억∼20억원 미만ㆍ42건 △20억~50억원 미만ㆍ25건 △50억원 이상ㆍ5건으로, 중대형 공모의 비중이 뚜렷했다. 특히 LH는 7~8월 사이 20억~60억원대 공동주택 설계공모 총 24건의 심사를 연달아 진행하며, 공공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올 3분기 공공시장 최대어로 거론된 ‘대구시 신청사 건립사업 국제설계공모’는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나우동인건축)가 14파전 경쟁 끝에 설계권을 잡았다. 나우동인건축은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ANU건축), 기단건축사사무소와 공동수급체를 이뤄 설계비 142억원을 확보했다.
두번째로 규모가 큰 사업이었던 ‘서울 신길15 도심 공공주택 복합지구 기본설계공모(설계비 87억원)’는 ANU건축 품에 안겼다. ANU건축은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디에이건축), 사이트랩과 컨소시엄 형성해 대어를 낚았다.
이어‘충남 서산시 시청사 건립사업 설계공모(64억원)’는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건원건축)이 해마종합건축사사무소, 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이륙공종합건축사사무소와 진용을 갖춰 수주에 성공했다.
3분기 민간 부문에서는 서울시내 주요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장의 설계사 선정 절차가 본격화하며 시장에 온기를 더했다.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해안건축)는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추정 105억원)’에서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희림)를 제치고 설계권을 차지한 데 이어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추정 50억원)’에서 나우동인건축을 꺾고 연속 수주에 성공했다.
송파구 ‘오금현대아파트 재건축(추정 111억원)’에서는 나우동인건축이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해안건축을 제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 양천구 ‘목동6단지아파트 재건축(추정 90억원)’에서는 건원건축이 해안건축과의 맞대결에서 승기를 잡았다.
희림은 서초구 ‘반포미도1차아파트 재건축(추정 85억원)’에서 디에이건축을 따돌리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처럼 중대형 건축사사무소들은 서울ㆍ수도권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활기를 되찾았지만, 지방소재 업체들은 신규 인허가 부진으로 공공시장 의존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건축경기를 가늠하는 주택 인허가 지표는 올 3분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국토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수도권 인허가는 9879호로 전년 동월 대비 7.3% 늘었고, 서울 역시 4089호로 21.2% 증가하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8월 수도권 누적 인허가는 전년 대비 9% 늘었고, 서울의 누계 실적도 32%까지 확대됐다. 반면 비수도권은 7~8월 모두 당월 인허가와 누계 실적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며 침체가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중견 건축사사무소 A사 임원은 “일감이 끊기다시피 한 상황에서 지방 설계사무소들은 10억원 미만의 중소규모 공공물량으로 버티는 형국”이라며 “이마저도 경쟁이 과열되면서 중대형사와 중소사 간 수주 양극화가 심화될까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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