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31일 개최되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해 “냉전의 장벽을 넘었던 서울올림픽처럼 세계가 다시 상생과 협력의 지혜를 모아나가는 새 장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오후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전후 80년인 올해 세계 질서는 탈냉전 이후에 가장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인공지능 전환, 인구구조 변화 등 인류 공통의 도전과제를 다자주의적 협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대한민국이 앞장서야 한다”며 “관계부처는 정상회담 준비 마무리에 총력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는 APEC 계기 북미 정상간 회동 성사 여부에 대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전격적으로 만난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기대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재차 ‘피스메이커’라고 치켜세우며 “세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을 향해서는 “상대를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CNN은 미국 정부가 6년 만에 북미 대화 재개의 마중물이 될 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 성사를 위해 비밀리에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오전 이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북한이 ‘무력시위’로 군사력을 과시했다며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시험대는 (APEC 회의가 열리는) 며칠 후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 대통령은 극적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도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결국은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확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맹이고, 우리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 동안 지난 8월 한미정상회담 당시처럼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고 CNN은 표현했다. 이어 “때로는 무리한 요구를 받더라도 어떻게든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고 칭찬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회의에선 ‘K-방산’의 세계 4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재차 약속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가 주목하는 K-이니셔티브의 지평이 ‘K-방산’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국내 주요 방산기업의 수주 잔고가 상반기 기준 100조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방산 수출 규모도 2030년에는 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며 “첨단기술과 과학, 제조산업 혁신이 융합된 방위산업은 이제 미래 경제 전장의 승패를 가를 핵심동력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대대적인 예산 투자와 과감한 제도 혁신, 긴밀한 글로벌 연대를 바탕으로 세계 방위산업의 미래 지도를 우리 손으로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며 “남에게 기대지 않고 우리의 자주적 방산 역량을 확고히 해야 우리 손으로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국민 경제의 지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사정기관들의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기강문란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공명정대해야 할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공적 권한을 동원해 명백한 불법을 덮어버리거나, 없는 사건을 조작해서 만들어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적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그야말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고 단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