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의장국 복귀…단순 홍보 넘어 글로벌 산업 화두 제시해 비즈니스 선점 기회
엔비디아ㆍ삼성ㆍSK 반도체 동맹 기대…최태원ㆍ정기선ㆍ장인화 등 기조연설자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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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경주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게 되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작년 11월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국립대극장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지휘봉을 인수한 뒤 내년 행사 주제와 계획을 밝히고 있다. / 사진 : 연합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한국 산업계는 APEC CEO 서밋의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산업 화두를 직접 제시한다. 단순 홍보를 넘어 인공지능(AI), 에너지, 공급망 등 핵심 영역에서 실질적 협력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 수장들이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APEC CEO 서밋에 총출동한다.
이번 CEO 서밋은 각국 정상들과 글로벌 CEO 간 소통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은 APEC 참가국 정상 및 장관과의 1대1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투자ㆍ협력 기회를 구체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행사 기간 추진되는 MOU와 공동 프로젝트는 우리 기업의 해외법인 투자나 기술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밖에 폐쇄형 미팅에서도 공급망, 투자, 기술 협력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관심사는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과 만남을 갖는 것이다.
현재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주력 납품하는 SK하이닉스, 이를 바짝 추격하는 삼성전자의 수장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이들의 만남에서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고대역폭메모리(HBM) 6세대 ‘HBM4’ 공급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CEO 서밋의 의제는 크게 AIㆍ반도체, 탄소중립ㆍ에너지전환, 글로벌 공급망 등 3대 축으로 이뤄진다.
특히, 2005년 부산 회의 이후 20년 만에 의장국을 맡은 한국은 단순 개최지를 넘어 글로벌 의제를 설정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크다.
국내 주요 그룹 수장과 대기업 CEO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직접 연사로 나서 글로벌 협력 방안을 제시한다.
APEC CEO 서밋의 의장인 최 회장은 오는 28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무홀에서 열리는 ‘퓨처테크포럼: AI’에서 기조연설을 펼친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아시아ㆍ태평양 국가의 지속가능한 AI 생태계 마련을 위한 전략을 제안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29일 APEC CEO 서밋 개회사도 맡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같은 포럼에서 네이버의 AI와 데이터센터 사업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한다. 네이버는 2021년 국내 최초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를 자체 개발한 데 이어 2023년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하는 등 AI 기술을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하는 ‘온서비스 AI’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패널토론자로 참석해 ‘AI 생태계와 관련된 혁신, 윤리, 성장의 균형’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오는 27일 전체 퓨처테크포럼의 첫 기조연설자로 등판한다.
정 회장이 회장이 취임 후 국제무대에 처음 서는 무대로, 이 자리에서 그는 글로벌 1위 조선업의 디지털화와 탈탄소화를 위한 혁신 기술, 스마트 조선소 기술 등을 소개하며 미래 조선 산업의 방향성을 직접 제시한다.
정 회장에 이어 HD현대의 핵심 파트너사인 미국의 최대 방산 조선기업 헌팅턴 잉걸스, AI 방산기업 안두릴, 미국선급(ABS) 등이 연사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도 진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오는 30일 ‘지속가능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이 자리에서 장 회장은 철강과 소재 산업의 탈탄소 전환 전략, 공급망 복원력 강화 방안을 폭넓게 제시할 예정이다.
31일에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아시아-태평양 LNG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4곳의 LNG 발전소와 호주 가스전을 운영하는 등 LNG 발전부터 생산, 공급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APEC CEO서밋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 협력과 화합의 전환점을 마련할 무대로 평가된다”며 “한국을 중심으로 기업 간 소통이 활발히 이뤄지며 실질적 협력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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