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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 조감도.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강남 로또’로 불린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 재건축 사업 현장에서 공사비 갈등이 재발했다. 지난해 공사 중단 위기를 극적으로 넘겼지만, 1년여 만에 조합측에서 합의사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시공사와 2차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대라로면 코앞으로 다가온 11월 입주 일정도 차질이 우려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청담 르엘(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롯데건설이 공사비를 두고 재차 갈등을 빚고 있다. 양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11월 초 예정된 입주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갈등의 핵심은 또다시 공사비다. 롯데건설과 조합은 2017년 8월 총 공사비 3726억원에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3년 5월 이를 6313억원으로 58% 증액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조합 내부에서 ‘과도한 증액’ 논란이 확대되면서 조합장은 자진 사퇴했고, 새롭게 구성된 조합 집행부는 롯데건설에 ‘합의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통보하며 갈등을 빚었다.
이후 공사비 수금은 차질이 빚어졌고, 급기야 당초 예정된 일반분양마저 미뤄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해 6월에는 롯데건설이 청담르엘 공사 현장에 ‘공사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현수막에는 ‘당사는 2021년 12월 착공 후 약 4855억원(직접공사비 2475억, 대여금 1080억, 사업비 1300억원)을 투입하고 있으나, 조합은 도급 계약상의 의무(일반분양, 조합요청 마감재 변경에 따른 공기 연장, 도급 공사비 정산 등)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 부득이 공사를 중단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롯데건설은 “5월 말 기준 공정률이 50%에 달하지만 일반분양이 무기한 미뤄지면서 공사비 수금은 5.6%에 그쳤다”며 “조합 측에 공문을 세 차례 보냈지만 답이 없어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90일 후인 9월 1일부터 공사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우여곡절 끝에 조합과 롯데건설은 2024년 7월 분양지연에 따른 금융 비용 및 공기연장 비용 등에 합의하면서 공사는 재개되면서 사업은 정상궤도로 재진입했다.
그러나 1년여만에 또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조합은 기존 합의한 공사비 등이 여전히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추가 공사비 검증 용역업체 선정 입찰 공고’를 낸 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은 청담 르엘 재건축 사업에서 또다시 불거진 공사비 갈등에 심사숙고하는 모습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사 간 합의서를 작성했고, 총회에서도 통과된 ‘분양지연 금융비, 원자재 상승분 등 추가 공사비’를 입주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조합 측이 부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과 갈등하기보다는 조속한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조합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2023년 5월 공사비 증액관련 도정법 29조 2항에 따라 시공사와 합의 후 2025년 초부터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하고 있고, 공사비 검증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공사비 확정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합의사항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적이 없으며, 조합은 아직 검증결과도 나오지 않은 공사비를 부정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조합은 아울러 “2017년 8월 총 공사비 3726억원에 도급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2023년 5월 이를 6313억원으로 58% 증액하는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청담 르엘은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9개 동, 총 1261가구(임대 포함) 규모로, 지하철 7호선 청담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한강변 조망 단지다. 다음달 초 입주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청담 르엘 전용 84㎡는 지난 9월 61억원이 넘는 금액에 거래됐다. 분양 최고가 25억4570만원과 비교해 36억원 가량 비싼 가격이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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