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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스 코리아, 점유율 1% 미만 쉰들러 한국법인 인수…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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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27 07:30:10   폰트크기 변경      
“유지보수 및 교체 공사 노린 포석” 분석

오티스 Gen3™ Core 엘리베이터베이터./ 오티스 제공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오티스 엘리베이터 코리아가 쉰들러 엘리베이터 코리아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쉰들러는 한때 국내 점유율 1위 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였으나 올해 지분을 대거 매각했고, 최근엔 신규 설치도 거의 진행하지 않은 점에서 의구심을 자아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티스 코리아는 최근 쉰들러 한국법인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만 통과되면 좀처럼 변화가 없던 국내 승강기 시장에 글로벌 업체 간 인수합병(M&A)이 이뤄지는 셈이다. 쉰들러 코리아의 모회사였던 스위스의 쉰들러홀딩아게는 이번 매각을 계기로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쉰들러홀딩아게는 2003년 국내 업체인 중앙엘리베이터를 인수하면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2006년엔 KCC가 보유하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5%를 사들이며 2대 주주에 올랐고, 이후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무산된 뒤 꾸준히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각했으며, 올해는 5% 미만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쉰들러홀딩아게는 글로벌 시장 2위 업체지만, 유독 국내에선 점유율을 높이지 못했다. 현대엘리베이터와의 경영권 분쟁도 마무리되면서 완전히 한국을 떠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스위스 본사에선 인도 시장에 힘을 주고 있다. 한국은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실제 쉰들러는 국내 승강기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국내 승강기 시장은 현대ㆍ오티스ㆍ티케이ㆍ미쓰비시 등 4개사 과점의 양상을 띠고 있다. 쉰들러의 점유율은 1% 미만에 불과하다.

한 승강기 업체 관계자는 “쉰들러는 최근 들어 신규 영업을 거의 하지 않았다. 오티스가 단순히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결정은 아니라는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쉰들러도 국내 시장에서 20년 넘게 영업한 업체이기 때문에 관리하던 승강기가 꽤 있다. 오티스는 이 승강기의 유지관리를 담당하면서 추후 교체공사 영업까지 연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오티스가 엘리베이터 유지관리ㆍ교체사업에 매력을 느꼈을 수도 있으나, 비용을 얼마나 지불했는 지가 관건”이라면서 “쉰들러가 과거 에스컬레이터 설치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은 적도 있다. 타사에 비해 에스컬레이터 사업 비중이 높은 지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결국 오티스의 이번 쉰들러 인수는 유지관리 및 교체 시장을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편 오티스 코리아는 아직 명확한 인수 배경을 밝히진 않고 있다. 조익서 오티스 코리아 대표이사는 “이번 거래는 또 다른 비즈니스의 확장이며, 다시 한번 도약할 준비”라며 “한국 시장에서 안전ㆍ품질ㆍ혁신에 대한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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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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