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 80조원 넘어…국장 상승 배팅 증가
[대한경제=권해석 기자]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 5000선을 향한 새로운 여정에 나섰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국내 주식 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매수에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 증시대기 자금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나 있는 상황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8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한 지난 5월부터 국내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지난 5월 3조4000억원 가량의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한 개인투자자는 지난 6월과 7월에도 각각 5000억원과 7조7000억원씩을 순매도했다. 이어 8월(2000억원)과 9월(10조4000억원)에도 순매도 흐름이 이어졌고, 이달에도 매도액이 매수액보다 월등히 많다. 올해 하반기들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만 순매도액애 27조원 가량에 달한다.
특히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10만원을 넘어 ‘10만전자’에 등극한 삼성전자 주식을 올해 상반기부터 지난 24일까지 16조8000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도 70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가 국내 주식 매도에 열을 올리면서 증시 대기 자금만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투자자예탁금은 80조1684억원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매수를 위해 증권사 계좌로 옮기거나 주식을 팔고 난 뒤 인출하지 않은 돈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3일 처음으로 80조원을 넘어선 이후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국내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와중에 개인투자자는 실제 투자에는 주저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투자자예탁금은 언제든 주식 투자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예탁금 증가 자체를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른바 ‘실탄’이 넉넉한 만큼 개인투자자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증시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최근 국내 증시 상승에 배팅하는 개인투자자도 늘고 있다. 코스콤 체크를 보면, 지난주(20∼24일) 개인투자자는 ETF 가운데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을 가장 많은 1611억원 순매수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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