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동섭 기자] 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 선거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28일 금투협은 이사회 회의를 열어 후보자추천위원회(후추위)를 구성, 회장 선출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서 회장의 임기는 올해말까지로 차기 회장은 내년 1월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다.
11월 중순 회장 모집 공고 후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1차 컷오프가 진행되고, 통과자가 12월 말 임시총회에서 회원사 비밀투표로 최종 선출된다. 투표는 30%가 1사 1표로 균등 배분되고, 70%는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돼 대형 회원사의 영향력이 크다.
현재까지 금투협 선거에는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와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가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1966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행정고시 32회에 합격해 재정경제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이후 메릴린치, GE에너지 코리아, SK증권 등을 거쳐 KB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다. 그는 “회원사의 니즈와 고충을 파악하고 신속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동반자가 되겠다”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도입,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개선 등을 공약했다.
황 대표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재무학 석사를 취득했다. 1987년 신영증권 입사 이후 경영기획, IB(투자은행) 등을 역임하고 2020년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자본시장 중심 전환과 규제 프레임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식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현 SK증권 사외이사),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현 메리츠증권 고문) 등도 잠재적 후보로 거론된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서유석 현 회장의 거취다. 서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연임 도전 여부를 표명하지 않은 가운데, 2009년 금투협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서 회장은 재임 기간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 작년 9월 디딤펀드 출시, 공모펀드 직상장 추진 등을 주요 성과로 남겼다.
서 회장은 최근 회원사 CEO들과 호주 출장을 진행했고, 내달 예정됐던 중국 출장은 ‘사전 선거운동’ 논란이 일자 동행을 취소한 바 있다.
앞서 국정감사에서는 서 회장의 해외출장과 전임회장 예우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자료에 따르면 서 회장은 재임 2년 8개월간 16번(18개국) 해외출장에 1억5700만원을 지출했다. 금투협은 전임회장에게 2년간 15평 사무실과 개인비서, 차량, 운전비서, 월 약 1947만원의 고문료를 지원해 5개 금융 법정협회 중 최고 수준의 예우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임 도전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선거 일정만 진행되는 것은 다른 후보들에게도 불공정한 상황”이라며 “출마 의사 표명이 늦어질수록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유석 현 금투협 회장은 1988년 하나증권 영업추진부에서 증권업계 경력을 시작한 뒤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추진부문 대표이사,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거쳐 2023년부터 금투협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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