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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는 지난 28일 공개한 ‘피지컬: 아시아’에 넷플릭스 한국 작품 중 최초로 ‘색상 자막’을 도입하며, 로컬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국내 유료방송 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급성장으로 IPTV와 케이블TV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SK브로드밴드가 희망퇴직 절차에 들어가고 LG헬로비전은 서울 상암 사옥을 떠나 경기도 고양시로 이전한다. 사실상 통신 3사가 모두 인력조정 또는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OTT발 유료방송 한파’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최근 내부 공지를 통해 50세 이상 또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대상자에게 개별 안내 메일이 발송됐으며, 신청을 마감한 뒤 11월 말일자 퇴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퇴직금은 최대 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 측은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구성원의 니즈를 감안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희망자에 한해 자율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강제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모회사 SK텔레콤의 요청에 따른 대응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SK브로드밴드가 IPTV 등 유료방송 부문의 성장 한계를 인정하고, AI 데이터센터·B2B 신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올해 2분기 유료방송 매출은 475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반면 데이터센터 등 B2B 사업 매출은 3590억원으로 6% 증가해 전체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케이블TV 1위 LG헬로비전도 인력 및 비용 절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를 12월 초 경기 고양시 MBN미디어센터로 이전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방송 사업 부진에 따른 경영 정상화 조치”로 설명된다.
LG헬로비전은 2023·2024년 연속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올해도 추가 감원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1.5% 감소한 135억원에 그쳤고, 올해 2분기 방송사업 매출도 4.3% 줄었다.
이번 SK브로드밴드와 LG헬로비전의 행보는 KT와 LG유플러스의 구조조정 흐름과 맞닿아 있다. KT는 지난해 본사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4500명 규모로 단행했고, LG유플러스도 올해 초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OTT 경쟁이 심화되면서 IPTV·케이블TV 모두 가입자·광고 수익이 정체됐다”며 “매출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신사업 전환이 늦어지면서 비용 절감 외엔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통신 3사가 케이블 사업자를 잇따라 인수하며 재편됐지만,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의 확산으로 ‘코드 커팅(code cutting)’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지역채널을 운영하며 공적 책무를 수행하는 케이블TV는 적자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민간의 자구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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