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한일시멘트 각각
모회사·계열사 합병 본격화
복잡한 지배구조 대대적 정비
경영효율화 달성·기업가치 제고
업계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시멘트 구조개편 본격화 신호”
[대한경제=박흥순 기자]국내 시멘트 출하량 1ㆍ2위인 쌍용C&E와 한일시멘트가 나란히 계열사 합병을 통한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복잡한 지배구조나 중복되는 조직을 정리해 ‘경영 효율화’를 달성하겠다는 생존 전략이다.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업계 2위 쌍용C&E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완전모회사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 주식회사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자회사인 쌍용C&E가 존속회사가 되고 모회사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소멸회사가 되는 역합병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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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쌍용C&E 동해공장. /사진:쌍용C&E 제공 |
합병 목적은 ‘기업지배구조 단순화 및 투명화에 따른 경영효율화’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투자업을 영위하는 투자목적회사로, 합병이 완료되면 기존 한앤코엑스칼리버홀딩스-한앤코시멘트홀딩스-쌍용C&E로 이어지던 복잡한 ‘옥상옥’ 지배구조가, 합병 후 한앤코엑스칼리버홀딩스-쌍용C&E로 단순화된다.
쌍용C&E는 합병의 대가로 신주 23만5688주를 발행해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의 주주(한앤코엑스칼리버홀딩스)에게 교부한다. 합병기일은 12월1일이다. 쌍용C&E 측은 “이번 합병으로 지배구조가 간소화되고, 재무구조 안정성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일시멘트도 앞서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한일시멘트는 지난 7월 이사회를 열어 계열사인 한일현대시멘트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했다. 2017년 한일현대시멘트(구 현대시멘트)를 인수한 지 약 8년 만이다.
합병 목적은 ‘규모의 경제 및 경영 효율화를 달성하여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이다. 그간 두 회사는 서울 서초구 효령로 275에 나란히 본점을 두고, 전근식 대표가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등 사실상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로 운영됐다. 이번 합병으로 관리, 마케팅, R&D 등 중복되는 경영지원 부문을 일원화해 비용 절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합병 방식은 존속회사인 한일시멘트가 상법상 소규모합병 절차를 밟고, 소멸회사인 한일현대시멘트가 일반합병 절차를 진행한다. 한일시멘트가 교부할 합병신주는 총 430만6438주, 합병 비율은 1대 1.0028211이다. 합병기일은 11월1일이다.
이처럼 시멘트 업계 ‘빅2’가 비슷한 시기 내부 조직 정비에 나선 것은 그만큼 현 시장 상황을 엄중하게 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방산업인 건설업이 고금리와 부동산 PF 위기 등으로 최악의 불황을 겪으면서 시멘트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수익성 방어가 최대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쌍용C&E는 옥상옥 지배구조를, 한일시멘트는 8년간 유지해 온 비효율적인 두 집 살림을 청산하고 ‘군살 빼기’에 돌입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을 견디기 위한 시멘트 업계의 구조 개편이 본격화된 신호”라고 해석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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