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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미 투자와 구매 확대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지원하겠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 온 ‘조선’ 분야 협력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 국립박물관에서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미 투자 확대가) 대한민국 경제, 미국의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아주 오래된 한미 동맹을 실질화하고 심화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를 향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일에 전력을 다하고 계신데, 실제로 큰 성과가 나고 있는 것 같다”며 “미국의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서 진정한 새로운 위대한 미국이 만들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대통령의 대미 투자 확대 약속에 “환대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오랫동안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훌륭한 대통령으로서 앞으로도 계속 임기를 진행하실 것”이라고 환영했다.
특히 “조선업에 있어서 한국이 정말 강국”이라며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이제는 양국이 협력하고 있다. 우리는 함께 시작해 과거의 미국 조선업 지위를 되찾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는 앞서 방한 첫 일정으로 APEC CEO 서밋 특별연설에 나서 조선업 협력에 대해 ‘결혼한(wedded) 사이’라는 파격적 표현을 쓰면서 한국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교착이 이어진 관세 협상에 대해서는 “아직 해소되지 않은 먹구름 같은 것이 있는데 곧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트럼프는 30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국빈 방문’과 조선업을 비롯한 한국의 대규모 투자 약속에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올해 각국의 대미 투자 규모가 22조 달러라는 ‘기록적 금액’을 달성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자신의 임기 동안 한국과의 관계가 공고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회담 전 열린 ‘APEC CEO 서밋’ 특별연설에선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을 지목하며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조선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반도체와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이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한국처럼 경제 성장을 이룩한 나라는 드물다. 전 세계가 한국의 성취에 영감을 받아야 한다”고 재차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도 “대한민국 5000만 국민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며 “미국과 대한민국의 발전, 한미 간 진정한 동맹을 더 확대ㆍ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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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회담에선 △무역ㆍ투자 등 경제안보 협력 △동맹 현대화 △한반도 평화를 포함한 한미동맹의 전방위적 발전 방향 등을 의제로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안보 분야에서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방위비 인상’을 선제적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전 세계 군사력 5위라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족하지는 않지만, 미국의 방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한민국의 방위 산업에 대한 지원이나 또 방위비 증액은 확실하게 해나가겠다”고 단언했다. 또 우리 측의 최대 숙원인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확대를 위한 ‘한미원자력협정 재개정’에 대해 “실질적인 협의가 진척될 수 있도록 지시해 주시면 좀 더 빠른 속도로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트럼프는 특히 방위산업 협력에 대해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며 “방어가 가장 중요한 공격이 된다. 다른 나라를 돕는데 있어 방산이 굉장히 중요한 만큼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지난 8월 이 대통령의 방미 이후 두 달 여 만에 방한해, 한국의 역대 정부 중 최단 기간인 147일 만에 상호방문이 이뤄졌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또 트럼프는 한국을 두 번 국빈 방문한 첫 외빈으로 기록됐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하고, ‘피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당부하며 트럼프에게 미국 대통령 최초로 우리 정부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했다.
트럼프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30일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선 “미ㆍ중 무역 협상도 타결할 것”이라고 낙관하며 “협상하고 타결하는 것이 싸우는 것보다 훨씬 좋고, 전쟁보다 훨씬 좋다. 전쟁을 벌일 이유는 없고, 그래서 시 주석을 만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불발 기류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에 대해서는 “김정은과 저는 같이 일을 하고자 한다”며 “저는 ‘상식’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결국 상식대로 우리는 할 것이고,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만 우리는 해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 면담을 요청하고 언제든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신 것 자체만으로도 한반도에 상당한 평화의 길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이 또한 하나의 씨앗이 돼서 한반도에 거대한 평화의 물결을 만드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기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APEC CEO 특별연설에선 트럼프의 2기 집권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당장의 생존이 시급한 시대, 협력과 상생, 포용적 성장이란 말이 공허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기 상황일수록 역설적으로 연대 플랫폼인 APEC의 역할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며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 20년 전 APEC의 단결된 의지를 모아냈던 대한민국이 다시 APEC 의장국으로서 위기에 맞설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을 선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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