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동섭 기자] 최근 솔라나 현물 ETF(상장지수펀드)가 미국 증시에 잇따라 출시되며 ‘이자 수익’까지 제공하는 새로운 가상자산 투자 시대가 열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 28일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의 ‘솔라나 스테이킹 ETF(BSOL)’가 미국 나스닥에 입성했다. 첫날 5540만 달러(약 793억원)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어 29일부터는 ‘그레이스케일 솔라나 트러스트(GSOL)’도 ETF로 전환돼 거래를 시작했다.
솔라나 ETF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스테이킹’때문이다. 스테이킹은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예치해 네트워크 운영에 기여하고, 그 대가로 이자 수익을 받는 방식이다.
비트와이즈 솔라나 ETF는 보유한 솔라나의 100%를 스테이킹해 연 7% 가량의 수익을 목표로 한다. 투자자들은 시세 상승만이 아니라 보유만으로도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전통금융의 예금 이자와 유사한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춘 셈이다.
이는 기존 이더리움 현물 ETF와의 차이점이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이더리움 ETF는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스테이킹 기능을 허용하지 않아 단순히 가격 변동만 추종했다.
업계에서는 솔라니 ETF 승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 가상자산 정책과 SEC의 상장 절차 간소화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한다.
앞서 SEC는 ETF 상장 심사 방식을 개별 검토에서 일정 기준 충족 시 자동 승인하는 방식으로 완화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위원은 “현재까지 대부분의 디지털자산 ETF 승인 과정이었던 33 ACT의 경우 신탁과 유한 파트너십, 상품 풀의 형태로 온전한 현물 ETF를 만들 수 있는 방식이지만, 심사요청서(19b-4) 제출 의무 등으로 최대 240일의 승인 기간이 필요했다”며 “이번 개편으로 승인 기간이 240일 수준에서 약 75일 수준으로 단축될 수 있으며, 이것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외 전체 디지털자산으로 확대 적용된다는 점에서 향후 다양한 디지털자산 ETF 출시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ETF 출시가 당장 솔라나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도 ETF 출시 당일 가격이 급등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존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돼 다른 ETF로 갈아타는 일이 있었다”며 “ETF는 장기적인 자금 유입 통로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ETF 자금 유입이 늘면 해당 가상자산 가격도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기관이 ETF 출시 전 미리 현물을 확보했다면 추가 매입 없이 기존 물량으로 운영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솔라나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앞으로도 미 증시에는 다양한 알트코인 ETF가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내에서는 자본시장법상 가상자산 현물 ETF 출시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 상장된 가상자산 ETF도 국내 증권사를 통해서는 거래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을 ETF의 기초자산으로 인정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이뤄져야 국내에서도 현물 ETF 출시가 가능하다”며 “법 개정 외에도 가상자산 수탁 체계 구축 등 제도정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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