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SKT, 23분기 만에 순이익 적자…‘해킹 후폭풍’에 실적 추락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10-30 12:41:30   폰트크기 변경      
정재헌 신임 CEO 선임…“AI·통신 투트랙 복원, 신뢰 회복 최우선”

SK텔레콤 분기별 실적 추이 /사진:SKT


배당은 중단…“내년 실적 정상화에 총력”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SK텔레콤이 대규모 해킹 사태 여파로 23분기 만에 순손실을 기록했다. 고객 보상과 과징금 등 이중 악재가 실적을 짓눌렀고, 그룹은 같은 날 정재헌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CEO)로 선임하며 수습 국면에 나섰다.

SK텔레콤은 30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5309억 원) 대비 90.9% 급감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3조9781억원으로 12.2% 감소했고, 순손실 166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2019년 이후 23분기 만이다.

이번 실적 급락은 해킹 사태에 따른 대규모 고객 보상 조치와 정부 과징금 부과가 직격탄이 됐다. SKT는 지난 7월부터 위약금 면제와 요금 50% 감면, 추가 데이터 제공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를 순차적으로 시행했다. 이 여파로 이동통신 매출이 전분기 대비 5000억 원 줄었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4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으며 수익성 악화에 기름을 부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실적 부진은 대부분 해킹 사고 영향 때문”이라며 “4분기에도 일부 영향은 이어지겠지만, 3분기보다 감소폭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주력 통신사업이 흔들린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신사업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SKT의 AI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1498억원으로 전년 대비 35.7% 증가했다. 이는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 효과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임차 지원 사업 수주가 반영된 결과다.

AI 전환(AIX) 관련 매출도 557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SK텔레콤은 울산과 서남권 지역에 AI 데이터센터를 신축 중이며, 아마존웹서비스(AWS) 및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한 ‘AI 인프라 삼각축’을 구축 중이다. 또한 서울 구로 지역에도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정 신임 대표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SKT 법무그룹장으로 합류해 ESG·CR·PR 기능을 총괄하고, SUPEX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을 맡아 그룹 전반의 경영 시스템을 고도화해왔다.

정 CEO는 SK스퀘어 설립 멤버이자 투자지원센터장을 역임한 전략통으로, 해킹 사고 수습과 AI 거버넌스 정착을 병행할 ‘위기 관리형 CEO’로 평가된다.

그는 취임사에서 “AI 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 확보, 그리고 고객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며 “AI 인프라·서비스·데이터 거버넌스를 연결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SKT는 동시에 통신 CIC(사내회사)를 신설하고, SK스퀘어 한명진 CEO를 CIC장으로 선임했다. CIC 체제 도입은 통신과 AI 사업을 분리해 각 부문에 전문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본사 CEO는 그룹 차원의 신사업·투자·AI 전략을 총괄하고, CIC장은 수익성과 실행력을 높이는 구조다.

SKT는 해킹 사태로 인한 예기치 못한 경영환경 악화로 3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김양섭 SKT CFO는 “투자자께 죄송하다”며 “내년에는 AI 데이터센터 매출이 본격 반영되면서 배당도 예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심화영 기자
dorothy@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