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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준 LH 사장 사표 수리…임직원들에 “사업 일정 준수” 당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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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31 09:44:23   폰트크기 변경      

“기간 준수 LH 사업 거의 없어…재무부담 가중”

“노조 집행부, 존재감 과시 목적 집단행동 삼가야”

“취임 후 경영평가 성적 B등급으로 상향시켜”


지난해 3월 이한준 전 LH 사장이 <대한경제>와 창간 60주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한준 사장의 면직안이 정부로부터 30일 재가됐다고 31일 밝혔다. 이 전 사장이 지난 8월5일 제출했던 사표가 최종 수리된 것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임직원들 대상 이임사를 통해 “LH의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값진 자원은 시간”이라며 “사업 일정의 준수 여부는 곧 국민께 한 약속 이행 여부를 판가름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조합 집행부 대상으로는 “존재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의 집단행동으로 어렵게 되찾기 시작한 LH의 국민 신뢰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집행부는 삼가고 또 삼가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또 “취임 전후 3년 연속 D에 머물렀던 정부경영평가 성적을 우수 등급인 B등급으로 상향시켰고, SOC 공기업 중 1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아래는 이한준 전 LH 사장의 이임사 전문.


“LH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2022년 11월 11일, LH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시간이 빠르게 흘러 어느덧 이임 인사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따른 국민적 비난 속에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해있던 LH를 변화시키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취임하였습니다.

취임 직후 발생한 인천검단 아파트주차장 붕괴 사고를 수습하며 부실시공과 전관 카르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고, 부동산 시장 안정과 건설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매입임대주택 확대 추진 등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특히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 출범한 지 16년이 지나도록 여전했던 나눠 먹기 인사와 칸막이로 인해 협업과 소통이 단절된 잘못된 조직 문화를 바꾸고자 인사제도 혁신 등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왔습니다.

주택공급량을 확대하면서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3기 신도시의 신속한 조성과 가처분 면적 확대, 용적률 상향 등을 추진하였으며 임대주택 평형 확대, 민간 브랜드 적용을 통한 공공주택의 품질 고급화, 층간소음 없는 장수명 주택 건설과 전세사기 피해 지원 등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취임 전후 3년 연속 D에 머물렀던 정부경영평가 성적을 우수 등급인 B등급으로 상향시켰고, SOC 공기업 중 1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지만 대과 없이 소임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묵묵히 소임을 다해주신 임직원 여러분들의 헌신과,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과 각계의 많은 분께서 아낌없이 후의를 베풀어 주신 덕분이었습니다.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여러분이 근무하는 LH는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국민이 주인인 국가 공기업입니다.


LH인 모두는 국민이 주인이자 고객임을 명심하고 국민께 헌신하고, 섬기며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몇 가지 당부를 드리며 제 역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첫째, 서로 믿고 격려하며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시기 질투로 투서하고 음지에서 비방하는 잘못된 관행을 멈추고 선후배 간, 동료 간 사랑과 믿음으로 서로 보듬으며 후배들이 자랑스러워할 LH, 더욱 성장하는 LH가 되었으면 합니다.


둘째, LH인 한 분 한 분이 각 분야의 전문가로서 당당하게 임해주십시오.


맡은 일에 대해서 탁월한 전문성을 갖춘다면 언제 어디서든 당당하고 소신 있게 조직과 국가 발전을 위해 제언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제들을 집단지성과 소통의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있으며 그러한 역량들이 모일 때 LH는 더욱 힘 있게 도약할 것입니다.


셋째, LH의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값진 자원은 시간입니다.


시간 가치의 소중함을 항상 명심하고 사업 일정을 관리해 주십시오. LH 재무건전성을 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사업기간의 지연입니다.


그간 LH가 추진한 사업 중, 기간을 준수한 사업이 거의 없습니다.

사업기간의 지연은 사업비 증가와 인력의 잠식 등 많은 손실을 발생시켜 당초 기대했던 수익은 고사하고, 손실로 인한 재무부담을 가중시킵니다.

따라서 사업 일정의 준수 여부는 곧 사업의 성공으로 직결되어, 국민께 한 약속 이행 여부를 판가름하는 가늠자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동조합 집행부에 당부드립니다.

노동조합 집행부는 조합원을 대표하는 만큼 무엇보다도 조합원의 근무여건 개선과 복지 증진을 위해 헌신하는 본연의 역할에 걸맞는 집행부가 되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무엇보다도 LH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때 우리 직원들의 복지향상으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단지 집행부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의 집단행동으로 어렵게 되찾기 시작한 LH의 국민 신뢰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집행부는 삼가고 또 삼가야 합니다.


새롭게 출범한 정부에서는  공공주택 공급방식과 더불어 LH의 사업운영 구조를 큰 틀에서 바꾸는 혁신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LH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입니다.


모든 임직원들이 지혜를 모아 LH가 앞으로도 재무안정을 지켜내며 국민께 더욱 사랑받는, 지속가능한 공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이뤄내야 합니다.

 저는 취임사에서 약속드렸듯이, LH를 국민의 신뢰와 사랑의 반석 위에 되돌려놓겠다는 犬馬之勞(견마지로)의 초심으로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이제 그 무겁고 힘든 여정을 마무리 지으며 새로운 분야에서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저의 도움이 필요한 곳과 국가발전을 위해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재임 중 오로지 국가와 국민, 그리고 LH의 발전만을 위해 일하면서 본의 아니게 아프고 서운케 해드린 부분이 있었다면 너그러이 양해를 구합니다.

 그간 묵묵히 애쓰고 헌신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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