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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엔비디아와 ‘AI 깐부’…30억불 쏟아 테슬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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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31 15:07:48   폰트크기 변경      

블랙웰 5만장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테슬라 수준 연산능력 확보 기대감
AI 팩토리ㆍ인재양성센터 국내 구축
정부와 3자 MOU 체결…“윈-윈 효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삼성동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 이계풍 기자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엔비디아가 국내에 인공지능(AI) 팩토리와 인재 양성 센터를 구축한다. 특히 차세대 AI칩 ‘엔비디아 블랙웰’ 5만장을 활용해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31일 경북 경주 APEC 현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블랙웰 기반 새로운 AI 팩토리 도입을 통해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현대차그룹, 엔비디아는 이날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앞서 젠슨 황은 전날 밤 서울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과 1시간 넘게 회동을 가졌다. 이어 코엑스에서 열린 지포스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 무대에 세 사람이 나란히 올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깐부는 친한 친구를 뜻하는 은어로, 돈독한 협력관계를 상징하고자 깐부치킨 매장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3대 센터 설립…AI 인재 양성 나서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피지컬 AI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설립한다. 이들 센터를 통해 엔지니어와 기술진 간 교류가 이뤄지고 차세대 피지컬 AI 인재 양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피지컬 AI는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등 실제 환경에서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하는 AI 기술을 말한다. 양사는 한국 정부의 국가 피지컬 AI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해 생태계 발전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는 약 30억달러(약 4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수반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한국의 풍부한 제조 데이터와 엔비디아의 최신 AI 인프라가 만나 산업 전반의 제조 혁신을 가속화하는 윈-윈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 단상에 올라 경품 추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 연합

◆블랙웰 5만장 활용…테슬라 수준 연산능력 확보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5만장의 블랙웰 GPU를 활용해 통합 AI 모델 개발, 검증, 실증을 추진한다. 블랙웰의 토큰 처리 속도는 테슬라 데이터센터에 주력 배치된 H100칩의 3~4배 수준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기준 테슬라 데이터센터의 GPU는 12만장”이라며 “현대차그룹이 블랙웰 5만장으로 구성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 테슬라와 비슷한 연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세 가지 AI 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한다. 먼저 △‘엔비디아 DGX’는 클라우드에서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고 △‘엔비디아 옴니버스’는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조 공정을 최적화하고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한다.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토르’는 차량과 로봇의 실시간 지능을 구현하는 ‘AI 브레인’ 역할을 한다.

현대차그룹은 옴니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공장 디지털 트윈도 구축한다. 디지털 트윈은 공장 환경을 가상으로 구현한 3차원 모델로, 로봇 통합을 가속화하고 생산 효율을 최적화한다. 실제 생산 라인에 로봇을 배치하기 전에 가상 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도 활용된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옴니버스와 코스모스 플랫폼으로 지역별 주행 환경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광범위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술 개발을 고도화한다. 현대차는 2026년 초 아틀라스 3세대를 공개하고 메타플랜트에서 실증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에는 자율주행차인 페이스카를 생산하며 주행 데이터 축적을 본격화한다.


2022 CES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이 밖에 첨단 AI 모델을 활용한 개인화된 디지털 어시스턴트, 지능형 인포테인먼트 등 혁신적인 차량 내 AI 기능을 개발할 예정이다. 차량은 드라이브 AGX 토르가 제공하는 AI 컴퓨팅 성능을 바탕으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차세대 안전 기능을 구현한다.

정의선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협력 강화는 AI 기반 모빌리티와 스마트 팩토리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도약”이라며 “대한민국 AI 생태계를 공동 구축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인재 양성과 글로벌 AI 리더십 확보까지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CEO는 “현대차그룹과 지능형 자동차와 공장을 구현해 향후 수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모빌리티 산업을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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