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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사진 앞줄 가운데)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한복 소재로 만든 목도리를 두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이른바 ‘외교 슈퍼위크’로 불리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 일정이 지난 1일 한중 정상회담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관세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미중일과 경제ㆍ안보ㆍ외교 측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 대통령의 외교 슈퍼위크 시작은 지난달 29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슈퍼위크 ‘최대 고비’였다. 3개월 넘게 이어진 관세협상 교착 속에서 ‘APEC 전 타결은 어렵다’는 비관론이 팽배했지만, 회담 전날까지 이어진 밤샘 협상 끝에 한미 양국은 극적으로 연간 최대 ‘200억 달러’ 분할 투자에 합의했다. 이로써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구조가 완성됐고, 한미 간 상호 관세율 인하안도 사실상 확정됐다.
가장 높은 파고를 넘긴 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잇따라 첫 정상회담을 갖고 관계 정상화와 실질 협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 1일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 문제와 양국 간 교류ㆍ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며 관계 복원을 선언했다. 또한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제재와 한한령 해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한일 회담에서는 한일 두 정상 간 셔틀외교를 활용한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본무대인 APEC 정상회의에서는 공동선언문인 ‘APEC 정상 경주선언’을 조율해내며, 대한민국의 외교적 리더십을 입증했다. 21개 회원국의 정상은 경주선언에서 “글로벌 무역체제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인식한다”며 “아시아ㆍ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의제에 대한 논의를 포함해 시장 주도적인 방식으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정확히 명시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APEC 최초의 인공지능(AI) 공동비전인 ‘AI 이니셔티브’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 프레임워크’의 채택도 이끌어냈다.
이는 경제적 성과로도 이어졌다. 한국은 엔비디아로부터 GPU 26만장을 확보하고, 삼성전자ㆍSK와의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협력 확대, 현대차ㆍ네이버와의 피지컬 AI 기술개발 협약 등 AI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했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세계경제 속에서 AI라는 기술 의제를 앞세워 개방과 협력의 외교 무대를 새롭게 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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