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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PEC 낙관론 경계해야…구체적 이행이 실익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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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03 14:31:39   폰트크기 변경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가 실질적 외교ㆍ경제적 성과를 남기고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단순한 국제행사가 아닌 한국이 공급망 재편과 기술패권 경쟁의 한가운데서 주도적 역할을 확인한 자리였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가장 큰 성과는 한ㆍ미 간 관세협상의 최종 타결이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합의는 무역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첨단산업 협력의 새 틀을 제시했다. 핵추진 잠수함 도입 합의 역시 안보와 산업기술의 전략적 연계를 강화하는 의미 있는 진전이다.

한ㆍ중 관계 복원도 눈에 띈다. 시진핑 주석의 11년 만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은 민생ㆍ산업ㆍ디지털 전환 등 7개 분야에서 협력 문서를 체결했다. 이는 한ㆍ중 경제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리고 동아시아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것이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와의 첫 회동을 통해 미래지향적 협력의 토대를 마련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 APEC의 핵심 결과물인 ‘경주 선언’은 인공지능 공동선언 ‘AI 이니셔티브’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 프레임워크’를 포함했다. 특히 엔비디아로부터 14조원 규모의 GPU 26만개를 확보한 것은 디지털 전환과 산업 경쟁력 제고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 성과를 두고 낙관하기는 이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성과를 제도화하는 일이다. APEC 회의의 합의와 구상이 제도와 정책으로 구체화되지 않는다면 외교 이벤트로 끝날 뿐이다. 정부는 각 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를 토대로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이 체감할 무역 규제 완화와 투자 환경 개선, 기술 협력 채널 구축 등이 뒤따라야 한다. 동시에 미ㆍ중ㆍ일 3국 사이에서 균형 있는 경제 외교를 유지하는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APEC의 성과가 지속 가능한 협력 체제로 이어질때 우리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중추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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