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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뱅크, 대부업체 참여 저조…은행 차입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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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03 15:53:58   폰트크기 변경      
대부업체 손해 높다며 거부…참여위한 인센티브 필수

[대한경제=이종호 기자]이재명 정부의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이 출범했지만, 대부업체의 참여가 저조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부업체의 은행 차입을 열어주는 등 인센티브로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새도약기금 출범 이후 한 달간 협약에 가입한 대부업체는 총 12곳이다. 이 중 상위 10개사에 해당하는 곳은 단 한곳 뿐이며, 상위 30개사로 범위를 넓혀도 네곳 뿐이다.

새도약기금은 상환능력을 상실한 연체자 지원을 위해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연체채권을 일괄 매입해 채무자 상환 능력에 따라 소각 또는 채무조정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재정 4000억원에 금융권 출연금 4400억원을 더해 기금을 조성했으며, 10월부터 1년간 업권별로 대상 채권을 순차적으로 매입한다.

새도약기금이 금융회사로부터 대상 채권을 일괄 매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채무자가 별도 신청할 필요가 없다. 소득·재산 심사를 거쳐 파산에 준할 정도로 상환 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되면 채권을 완전 소각해 준다. 중위소득 60% 이하(1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54만원) 또는 생계형 재산 외 회수 가능 재산이 없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중위소득이 60%를 초과하거나 회수 가능 재산이 있지만, 채무를 갚을 능력이 현저히 모자라는 경우에는 원금의 최대 80%를 감면한다. 이르면 연말부터 대상자 통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소득·재산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실제 소각·채무조정은 내년부터 진행된다.

문제는 연체채권 규모가 가장 큰 대부업권의 참여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대부업권이 보유한 전체 연체채권 규모는 6조7000억원으로 카드(1조9019억원), 은행(1조2301억원), 보험(6425억원), 상호금융(6050억원) 등 개별 업권들 중에서 가장 크다. 이중 협약 가입 업체 중 상위 30위권 업체 4곳이 보유한 새도약기금 매각대상 채권 규모는 5800억원대로 추정되는데 전체 규모의 8% 수준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부업 상위 10개사가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협조하겠다는 의사 표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부업체들의 협약 가입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희망 사항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규모를 가진 대부업권의 참여가 저조하면서 실효성 논란까지 일고 있지만 새도약기금은 자율 협약이라 강제성이 없다. 특히 일부 상위 대부업체들은 채권을 정부가 제시한 매입가에 넘기느니 차라리 폐업을 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대부업체들은 보유한 연체 채권의 매입가가 액면가의 최소 25% 수준이라며 정부가 제시한 채권 매입가율(5%)이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참여 대부업체에 대한 인센티브를 고민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은 협약에 참여한 업체들에 코로나19 채권 매입을 허용해주는 방안과 채권을 매각한 업체들에 은행 차입을 열어주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대부업체들이 협약에 참여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금융당국도 정권 초기인 만큼 눈도장을 받으려고 대부업체들의 참여를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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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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