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ㆍ풍세공장 이은 3번째 기지
50년 기술력 집대성 모듈러 적용
철골 제작→도장→마감동 구성
‘지그 크레인’무거운 부재 이동
“모듈러 산업 제조 표준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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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11월 중 선보일 세종 5-1 행복주택 프로젝트의 목업 유닛(2층). /손민기 기자 sonny906@ |
[대한경제=손민기 기자]지난달 28일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단에 위치한 유창이앤씨 석문공장에 들어서자 공동주택 작업 중인 모듈 목업(시험건축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세종 5-1 행복주택에 투입될 2층 목업 유닛이다. 현대엔지니어링ㆍ계룡건설 컨소시엄이 수행하는 이 사업은 국내 최대 규모의 모듈러 공동주택으로, 유창이앤씨는 총 982개 모듈을 제작ㆍ투입한다.
탁정현 당진공장장은 “이 목업은 실제 발주처에서 품질을 평가하는 견본주택으로 36ㆍ46㎡로 구성됐다”며 “11월 중순에 품평회를 진행한 뒤 내년 3월부터 정식 출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년 가동을 시작한 당진 석문공장은 화성ㆍ풍세(천안)공장에 이은 유창이앤씨의 3번째 모듈러 생산기지다. 유창이앤씨는 LH 행복주택과 같이 대규모 모듈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설했다. 탁 공장장은 “당진공장은 지난 50년간 축적된 유창이앤씨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집약된 모듈러 전용공장”이라며 “하루 생산량은 33㎡(10평) 기준 20호로, 풍세공장의 2배에 달한다”고 자랑했다.
1974년 설립된 유창이앤씨는 국내 모듈러 선구자로 꼽힌다. 2002년 대기업인 포스코A&C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장을 개척했다. 당시만해도 건설산업 내 ‘공장제작, 현장조립’의 모듈러가 낯설었고, 회사로서도 수익보다는 적자를 보기 일쑤였다. 그러나 “미래 건설은 모듈러로 갈 수밖에 없다”는 창업자 조용선 회장의 뚝심으로 그대로 밀고 나갔다.
이후 학교, 오피스, 군숙소 등 다양한 모듈러를 제작해온 유창이앤씨는 올해 국내 모듈러 ‘1인자 자리’를 꿰찼다. 지난 5월 포스코A&C의 모듈러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명실상부한 최고 기업으로 우뚝 선 것이다.
석문공장은 이러한 유창이앤씨의 모듈러 역사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철골 제작동(6611㎡, 2000평) △도장동(1672㎡, 560평) △마감동(1만6528㎡, 5000평) 등으로 구성된 당진공장은 서울 본사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한다.
일단 서울 본사에서 2Dㆍ3D 설계를 제작하면, 공장은 설계도면을 받아 원자재 가공에 들어간다. 철골 모듈러에 주재료인 H형강 및 철판은 역시 당진에 사업장을 둔 현대제철로부터 공수받고 있다.
본격적인 모듈러 제작은 원자재의 정밀 가공부터 시작된다. H형강 표면의 녹과 불순물을 제거한 뒤 복합기에서 절단ㆍ홀가공 등 정밀가공이 진행된다. 철판은 레이저 가공을 통해 절삭되고, 철골 구조체 결합은 로봇 용접으로 처리한다. 탁 공장장은 “모듈러 제작은 단 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되도록 인력의 수작업을 최소화해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고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작이 완성된 구조체는 집진기가 설치된 도장동으로 이동해 색을 입힌다. 도장은 방청(부식방지), 내화, 상도(마감코팅) 등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미관을 포함해 기능과 안전을 위한 작업이 이뤄지는 셈이다. 모듈러도 건축법에 따른 내화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마감동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벽체조립, 전기설비 및 내부 인테리어 등의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모듈러 유닛이 최종적으로 완성한다. 탁 공장장은 “여러 공정이 모여 있어 작업장이 가장 크지만, 각 공정은 분리된 라인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에러(실수) 발생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각 작업동 내부에는 ‘지그 크레인’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무거운 부재와 부품을 이동시켜주는 설비다. 탁 공장장은 “인력 대신 자재가 자동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이 모듈러 제조의 핵심”이라며 “건축이 아닌 제조업이라는 철학이 이 설비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진공장이 국내 모듈러 산업의 제조 표준을 만드는데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진=손민기 기자 sonny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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