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용 국채 수요 부진 우려
인기끌던 5년물도 지난 달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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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권해석 기자]정부가 내년에 개인투자용 국채를 발행액을 올해 보다 최대 2.3배 늘리기로 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의 영향으로 개인투자용 국채의 인기가 다소 시들해지고 있어 수요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개인투자용 국채를 3조원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개인만 투자할 수 있는 저축성 국채다. 미래에셋증권을 단독 판매기관으로 지난해 6월 처음 발행이 됐다.
정부는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 목표액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1조원으로 설정했던 발행 목표액은 올해 1조3000억원으로 확대했고, 내년에는 올해 대비 2배 이상 늘리기로 한 것이다.
물론 발행 목표액이 실제 발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는 있다. 정부가 시장 여건에 따라 개인투자용 국채의 발행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개인투자용 국채는 총 7376억원이 발행되면서 발행 목표액 1조원에 미달했다. 발행 목표액에 미달한 부분은 일반 국고채 발행으로 충당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에 개인투자용 국채를 3조원 발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면서도 “개인투자용 국채에 대한 별도의 발행 한도가 있는 것은 아니고 전체 국고채 발행 한도 내의 발행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발행 목표를 크게 높인 만큼 내년도 발행 규모는 올해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최근 개인투자용 국채 투자 수요가 다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매월 발행되고 있는 개인투자용 국채는 만기별로 5년물과 10년물, 20년물로 구성된다. 올해 들어 10년물과 20년물은 한 번도 발행목표액을 채운 적이 없다. 그나마 지난 3월부터 발행이 시작된 5년물에 초과 수요가 몰렸지만, 지난 달에는 9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던 5년물마저 미달되면서 511억원 발행에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 달 개인투자용 국채는 당초 발행계획인 1400억원의 57% 수준인 801억원만 발행이 됐다.
개인투자용 국채 수요가 부진해진 이유로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이 꼽힌다.
올해 코스피가 70%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 달에만 19.9% 급등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표면금리에 정부가 가산금리를 추가하기 때문에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일반 국채보다 수익률이 높다. 그럼에도 주식시장 상승기에는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투자 수요 자체가 낮아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별다른 투자 수요 확대 계획없이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만 크게 늘릴 경우 대규모 청약 미달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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