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 해외공장서 다수 채택
리드탭 자체생산 국내 유일 기업
독자적 엣지 가공기술 특허 보유
ESS 시장 확대… 북미 거점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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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테크놀로지의 노칭금영 제품. /사진: 이계풍 기자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과거 외산 장비를 그대로 쓰던 시절, 생산라인은 국내 환경에 맞지 않은 설계와 느린 부품 대응으로 잦은 고장과 긴 정비시간에 시달렸습니다. 이런 비효율을 바로잡겠다는 생각이 유진테크놀로지의 출발점이었습니다.”(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유진테크놀로지는 외산 장비 개조ㆍ개선에서 출발해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전 영역으로 사업을 넓힌 종합 소부장 기업이다. 2010년 5월 법인 전환후 이차전지 전극 공정부터 조립, 화성 공정까지 전 단계에 관여하며 장비 국산화에 앞장서 왔다. 특히 과거 이탈리아·독일산 장비에 의존하던 노칭 금형을 국내 기술로 대체해 공정 안정성과 효율을 높였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충북 청주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고객사 입장에서) 초기가격만 싼 게 좋은 구매가 아니다. 공정 효율과 유지비까지 감안한 합리적인 구매가 결국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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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사진: 유진테크놀로지 제공 |
주력 제품은 1~3㎛급 노칭 금형과 이를 구동하는 프레스 유닛이다. 다른 장비들과 일체형이던 노칭 프레스를 별도의 모듈형으로 설계, 이상 발생 시 스페어(여유분) 프레스로 즉시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은 국내 배터리 업체의 해외 공장 라인에 다수 채택되며 신뢰를 얻었다.
레이저와 금형을 병행한 복합(DNC) 노칭기를 자체 개발해 양산 라인의 유연성을 높였다. 레이저는 자동화 효율과 인력 절감에 강점이 있지만 세팅이 까다롭고 열영향이 크다. 반면 금형은 속도와 형상 자유도가 높지만 유지보수에 인력과 비용이 더 든다. 회사는 두 기술을 병행해 품질 이슈 시 금형으로 즉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최근에는 장비뿐 아니라 소재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유진테크놀로지는 배터리 전류를 내·외부로 전달하는 ‘리드탭’을 자체 생산하며 도금과 필름 부착 공정까지 직접 운영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도금 불량으로 인한 단락이나 폭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독자적인 엣지 가공 기술을 확보했고, 이 공정은 원천특허로 보호받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약 60%가 노칭 금형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리드탭과 프레스, 부대 장치 등에서 나온다.
이 대표는 “장비는 한 번 납품하면 끝이지만, 소모품은 양산이 늘어날수록 유지보수 수요가 커진다”며 “유진테크놀로지는 전 공정을 이해하는 회사로, 안정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립 이후 줄곧 연평균 25%의 성장을 이어온 유진테크놀로지가 작년과 올해는 전기차 투자 둔화와 북미 비자 제한 등의 여파로 역성장을 경험했다. 다행히 최근 북미 시장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투자가 확대되고 데이터센터, 로봇, 방산 등 새로운 분야에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회사는 이에 맞춰 북미 거점을 재편 중이다. 현재 미국 미시간과 오하이오에 있는 법인을 북부 거점으로 통합하고, 조지아 지역에 남부 법인을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북ㆍ남 이원 체계를 통해 현지 예방정비(PM)과 스페어 부품 지원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바로 수리ㆍ교체ㆍ측정이 가능한 체계가 있어야 고객의 불필요한 지출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오송=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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