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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兆’ 프로젝트,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 개발 첫 삽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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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04 15:49:13   폰트크기 변경      
하남 스타필드 2배 규모 복합도시 개발

10만 4000㎡ 부지, 2030년 완공 목표
목동선 재도전… 교통ㆍ상권 ‘새축’ 기대



서부트럭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 예상 조감도. / 사진 : 서부티앤디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10년 전부터 있었던 말이었어요. 선거철마다 나왔다가 흐지부지됐던 사업이 진짜 시작된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양천구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 인근에서 30년째 살고 있는 함모(65) 씨는 4일 열린 기공식 현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1979년 문을 연 이 트럭터미널은 40년 넘게 매연과 소음, 비좁은 도로로 상징되던 서울의 ‘끝자락’이었다. 이 자리가 이제 시민의 삶을 바꾸는 ‘도시첨단물류단지’로 재탄생한다.

이날 오후 열린 서부트럭터미널 기공식은 주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기재 양천구청장, 이용선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와 주민 800여 명이 참석 했다. 

서울시는 이날 신정동 1315 일대 서부트럭터미널 부지를 ‘도시첨단물류단지’로 본격 개발한다고 밝혔다. 2016년 국토교통부가 전국 6곳을 시범사업으로 지정한 이후 첫 착공이다.

사업 부지는 10만4000㎡(약 3만1500평), 연면적 79만1000㎡(약 23만평)로 하남 스타필드의 두 배에 달한다. 사업비 총 1조9000억 원이 투입되며, 지하 7층~지상 25층 규모의 복합도시형 단지로 2030년 12월 완공이 목표다.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 부지 일대.  /사진 : 박호수 기자 


첨단 IC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형 물류시설을 중심으로 금융·의료·문화·판매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결합된다. 자동 분류·입고·배송을 일괄 처리하는 ‘풀필먼트’ 설비와 신선식품 보관용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추고, 기존 물류 기능은 지하로 이전된다. 매봉산과 신월산 등 주변 지형과 조화를 이루는 스카이라인, 오리로 북단 단절도로 신설, 도로 확장(1~3차로) 등도 함께 추진된다.

복합단지에는 수영장·피트니스룸·스쿼시·볼링장 등 다목적 체육시설을 포함한 ‘신정 체육센터(1만7050㎡)’와 ‘창업지원센터(5421㎡)’도 함께 들어선다. 도심형 주택 997세대(공공임대 98세대 포함)가 공급돼 주거와 상업, 물류가 결합된 ‘생활형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시행사 서부티엔디(Seobu T&D)는 지난해 12월 삼성물산과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대안 설계와 프리컨스트럭션서비스(PCS)를 수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시공이 확정되면 ‘래미안’ 브랜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서남권 최고가 단지로 자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서 열린 ‘도시첨단물류단지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 : 박호수 기자 


이날 이기재 구청장은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의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서울에 만든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공무원들도 혹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워하며 행정 절차에 소극적으로 임했지만, 그 상황에서 오세훈 시장이 과감히 결단해 주셨다”고 말했다.

다만 숙제는 교통이다. 서부트럭터미널 인근 주민들은 가장 가까운 2호선 신정네거리역이나 1호선 개봉역까지 버스로 15분 이상 이동해야 한다. “서울 안의 서울인데 지하철 사각지대”라는 불만이 오래됐다.

양천구는 이번 개발을 계기로 ‘목동선 경전철’의 경제성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목동선은 2호선 당산역에서 5호선 오목교역을 거쳐 ‘목동~서부트럭터미널~신월동’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서울시가 2020년 재정사업으로 추진했지만,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비용편익분석(B/C) 0.75로 탈락했다.

이 구청장은 “오 시장님과 어떻게든 경제성이 나올 수 있는 노선으로 다시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서부트럭터미널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 재창조를 통해 서남권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이라며 “서울의 혁신과 시민 행복을 위한 획기적 전환점이 되도록 시민들과 계속 소통하고 공사 과정에서도 불편이 없도록 꼼꼼히 챙기고,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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