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서비스 AI’ 전략 고도화한 ‘에이전트N’ 공개… 사용자 경험을 현실 세계로 본격 확장
네이버클라우드, 제조업 AX 전환 위한 ‘소버린 AI 2.0’ 전략 공개
AI 생태계 속 창작자 보상 및 콘텐츠 확보에 2000억 투자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단25’ 콘퍼런스에서 대한민국의 AI 3대 강국 도약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제공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전략의 두 축을 ‘에이전트N’과 ‘산업 AX(AI 전환)’로 확정하며, 서비스에서 산업으로 이어지는 AI 확장 로드맵을 제시했다. 지난해 ‘온서비스 AI’를 내세웠던 네이버가 올해 ‘단(DAN) 25’에서 한 단계 진화한 AI 생태계 비전을 공개했다.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CEO)는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단25’ 키노트 세션에서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서 “지난 1년간 검색·쇼핑·금융 등 주요 서비스에 AI를 적용한 결과 사용자 만족도와 매출이 동시에 성장했다”며 “이제 AI가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실행하는 에이전트 단계로 진화한다”고 밝혔다. 이어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기술”이라며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결합해 한국 산업의 AI 전환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략의 중심에는 사용자 맞춤형 통합 에이전트 ‘에이전트 N(Agent N)’이 있다.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 데이터를 하나로 묶어, 사용자의 관심과 행동을 분석하고 탐색·추천·구매로 이어주는 일종의 실행형 AI다. 내년 1분기 쇼핑 에이전트, 2분기에는 통합검색 내 ‘AI탭’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 대표는 “검색어를 고민하지 않아도 에이전트가 의도를 파악해 최적의 결과를 제시하고 실제 결제까지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준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술적 구현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리뷰, 판매자 재고 등 신뢰도 높은 메타데이터(정보의 속성·맥락·관계를 담은 부가정보)를 기반으로 AI가 사용자의 맥락을 학습하고 실행까지 완결한다”며 “네이버만이 확보한 대규모 데이터 인프라가 실질적인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COO는 “AI 브리핑 이후 검색량과 체류 시간이 크게 늘었다”며 “서비스 고도화로 사용자의 탐색 경험이 소비로 전환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AI 비즈니스 전용 모델도 동시에 추진된다. 이종민 광고사업 부문장은 “광고·쇼핑·플레이스 등 사업자 데이터를 통합한 ‘에이전트 N 포 비즈니스(Agent N for Business)’를 통해 광고 효율과 매출 모두 높이는 구조를 완성하겠다”며 “사업자가 AI 기반으로 비즈니스 현황을 분석·진단·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생태계 확장 역시 중요한 축이다. 이재후 네이버앱 서비스 부문장은 “AI와 XR(확장현실) 기술로 창작자가 몰입형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며 “게임, 음악, OTT 기업들과 협력해 초실감 콘텐츠를 현실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내년 2000억원 규모의 창작자 보상 및 콘텐츠 투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AI 창작 생태계 지원을 강화한다.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는 ‘AX’ 전략은 네이버클라우드가 주도한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CEO는 “AI는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한국 제조 구조를 가장 깊이 이해하는 기업으로서 ‘소버린 AI 2.0’을 기반으로 반도체·조선·에너지·방산 등 산업별 버티컬 AI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춘천과 세종 데이터센터를 연결한 ‘피지컬 AI’ 테스트베드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실제 작동하는 AI 체계를 구현하고, 사우디·태국·일본 등 해외 시장으로 확산하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26년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에만 1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춘천·세종 데이터센터는 대형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풀스택 AI 클러스터로 운영된다. 최 대표는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혁신이 결합하면 한국 산업의 AI 전환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략은 네이버가 지난 1년간 ‘온서비스 AI’를 통해 쌓아 온 성과를 토대로 구체화된 것이다. 네이버는 올해 3분기 매출 3조3189억 원, 영업이익 5760억 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AI 추천과 광고 자동화 효과로 커머스와 광고 매출이 각각 15.6%, 8.6% 늘었으며, 이러한 성과가 ‘에이전트 N’ 등 차세대 AI 전략 추진의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AI 시대, 가장 혁신적이면서 현실적인 파트너가 되겠다”며 “기술이 사람과 사회에 닿아 모두를 위한 AI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계풍 기자 kple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