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원달러환율이 7개월만에 다시 1460원대로 급등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와 대미투자 수요 등 달러 수급 구조가 불균형해지면서 1400원대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원달러환율이 불안정한 구조 등으로 1500원까지 치솟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나오고 있지만 반도체 등 수출 호조세 등이 이같은 우려를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1400원 이하의 원달러환율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7일 원달러환율의 야간 거래 종가가 전주보다 28.5원 급등한 1461.5원을 기록, 지난 4월9일 1472원을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계엄사태에 따른 탄핵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 및 미국 관세정책 우려가 커졌던 시기였다.
문제는 이번 원달러환율 급등에서 원화가치의 약세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원화는 지난주 주요국 통화 중에서도 가장 약세를 보였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 7일 야간 거래 종가를 기준으로 전주보다 1.95% 떨어졌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약 0.15% 절상한 것과 비교하면 원화가치 하락폭이 컸다는 것이다.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통화 중 유럽연합(EU) 유로(+0.23%)와 엔(+0.33%), 파운드(+0.11%)는 달러 대비 강세였다. 스위스 프랑(-0.10%)과 스웨덴 크로나(-0.42%), 캐나다달러(-0.14%)는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냈으나 원화 가치 하락폭보다 적었다.
원화 가치를 끌어내린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도 규모가 7조2638억원으로 컸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처분했다.
지난 9월 한달간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7조4465억원이었는데, 최근 5일 동안 이를 육박할 정도의 규모로 순매도에 나선 것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지난달까지 한국 주식을 순매수하며 원화 가치를 방어해줬던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대거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원화 가치가 폭락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환율 1460원선 돌파로 인해 1500원대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를 하지 않고 미중 통상 문제가 불확실해지는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12월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70% 이상인 데다 국내 반도체 등 수출 호조세가 이를 상쇄하기 때문에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석진 외환딜러는 "연준의 긴축 종료에 따른 달러 유동성 완화와 국내 수출 호조로 추가적인 원화 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내국인 해외투자 확대, 대미 직간접 투자 수요 부담 등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1,400원대 아래로 내려오기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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