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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AI 서밋 서울 2025’ 개막…“AI는 도구 그리고 새로운 프런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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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10 13:32:15   폰트크기 변경      
알리바바·르노·KT·MS 리더들, 초거대 모델 이후 ‘에이전트 시대’를 논하다

10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AI 서밋 서울 & 엑스포 2025’에서 알리바바그룹의 ‘Qwen’ 테크 리더 준양 린(오른쪽)과 이문태 카이스트 교수가 AI의 다음 프론티어: 초거대 모델에서 지능형 에이전트로라는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심화영기자
10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AI 서밋 서울 & 엑스포 2025’에서 르노그룹 록 줄리아 박사가 생성AI의 한계와 비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심화영기자
정우진 KT 전무(왼쪽)와 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가운데)가 10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AI 서밋 서울 & 엑스포 2025’에서 엔터프라이즈 AX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심화영기자

준양 린 “LLM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이제는 ‘파운데이션 에이전트’의 시대”

르노그룹 록 줄리아 “AI는 혁명이 아닌 도구…정확성이 핵심이다”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AI는 더 이상 거대언어모델(LLM)이 아니라 에이전트다. 인간을 닮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돕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은 10일 전 세계 인공지능(AI) 리더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AI 서밋 서울 & 엑스포 2025’가 막을 올리며, 알리바바·르노·마이크로소프트(MS)·KTㆍ젠스파크 등 글로벌 및 국내 주요 기업들이 ‘AI의 다음 프론티어’를 주제로 미래 전략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디엠케이글로벌과 한국무역협회, 코엑스가 공동 주최·주관했으며, 10개국 이상에서 AI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무역협회는 전시를 주관했고, 현장에는 AI 실시간 번역 화면이 제공되는 등 글로벌 교류의 장으로 꾸려졌다.

첫 기조연설의 문을 연 인물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자체 개발한 LLM ‘Qwen’을 주도한 테크 리더 준양 린이었다. 그는 이문태 카이스트 교수, 유닷컴의 창립자 리처드 소처와 함께 ‘AI의 다음 프론티어: 초거대 모델에서 지능형 에이전트로’를 주제로 세션을 진행했다.

준양 린은 “AI 수익화의 핵심은 모델의 크기가 아니라 사용자가 얼마나 지불할 의향이 있느냐, 즉 실질적 효용에 있다”며 “연구와 제품을 결합해 모델을 고도화하는 것이 최근 AI 혁신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25년은 LLM 혁명의 한복판”이라며, 단순 언어모델을 넘어 실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에이전트 워크플로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는 단순히 미리 설정된 순서대로 작업이 진행되는 전통적 워크플로우와 달리, LLM 기반 AI가 상황에 맞게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뜻한다. 즉,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도 환경을 분석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복잡한 목표를 수행하는 지능형 자동화 시스템이다.


그는 “저는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 대신 ‘파운데이션 에이전트’라는 말을 쓴다”면서 “강화학습이 추론과 평가 문제를 해결하면, AI는 거의 모든 작업을 스스로 해낼 수 있다”고 했다.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RL)은 AI의 한 머신러닝 기법으로, 에이전트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시행착오를 통해 최적의 행동 전략을 학습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키노트 강연자는 르노그룹의 최고과학책임자(CSO)이자 애플 ‘시리(Siri)’의 공동 개발자로 잘 알려진 록 줄리아 박사가 맡았다. 그는 “AI는 1956년부터 시작된 진화의 연속선상에 있는 기술이지, 인간 지능의 대체제가 아니다”라며,  “AI는 터미네이터도 영화 속처럼 사랑에 빠지는 존재도 아니라 AI는 단지 도구이며, 우리는 그보다 훨씬 더 우월한 존재”라고 역설했다.

줄리아 박사는 생성형 AI의 확산 속에서 ‘정확성’과 ‘윤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생성형 AI는 창의적인 것이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정확성이다. 우리는 파인튜닝을 통해 점점 더 정밀한 AI를 만들어야 하며, 저작권과 불법 콘텐츠 생성의 위험성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파인튜닝은 이미 훈련된 LLM에 특정 데이터셋을 추가로 학습시켜 모델을 특정 작업이나 도메인에 맞게 미세 조정하는 과정이다. 이 방법은 모델을 처음부터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줄이면서, 특정 목적에 맞게 정확도와 성능을 높일 수 있다. 그는 ChatGPT의 초기 시절을 언급하며, “(일례로 폭탄제조법이라든지)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었던 그 시기의 혼란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세 번째 세션에선 정우진 KT 전무와 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가 나란히 무대에 올라 ‘AX 트렌드와 AI 파트너십의 미래’를 논의했다. 


정 전무는 “KT는 전통적인 통신회사에서 벗어나 AI 드리븐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 중”이라며 “AI가 개인 업무와 주요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AI 고속도로를 구축하기 위해 GPU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단일 기업이 이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글로벌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MS는 더 이상 단순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다. 인프라 스트럭처가 성장 전략의 중심이 됐다”며 “KT와 협력해 한국형 AI 솔루션을 함께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이제 인프라 경쟁의 시대다. 케퍼시티(처리용량)를 얼마나 빨리, 얼마나 효율적으로 확장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지난해 KT와 협력을 논의할 당시에는 ChatGPT 4.0이 화제였지만, 이제는 5.0 시대”라며 “AI의 속도감과 방향성에 발맞추기 위한 지속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AI 서밋 서울’은 “AI for Everything, Everything for AI”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단일 모델 경쟁을 넘어, 에이전트형 AI가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RAG(검색 증강 생성), 멀티에이전트 협업, 워크플로우 자동화 등으로 AI의 활용단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그랜드볼룸의 컨퍼런스와 B홀의 전시회가 동시에 열리며, 역대 최대 규모로 운영된다.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오후에 트랙 D가 신설돼 로봇·자율주행 등 물리세계와 결합하는 ‘피지컬 AI’를 집중 조명한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AI 솔루션 체험과 핸즈온 워크숍이 함께 진행돼,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려는 기업들에게 실질적 가이드가 될 전망이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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