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가격 t당 ‘66만원’
기준가격과 26만원 갭
건설침체 장기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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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서용원 기자]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철근 시중가격이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 정부가 과잉공급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 의지를 밝힌 만큼 제강사들은 본격적으로 생산설비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10일 제강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철근(SD400, 10㎜) 시장 평균가격은 t당 66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65만50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평균치인 70만2000원과 비교해도 4만원 이상 하락했다. 제강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에 현장 안전사고로 공사가 중단되는 일도 발생하면서 수요는 더 줄었는데, 공급은 지속되면서 가격이 바닥을 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철근 기준가격과 비교하면 하락 폭은 더 두드러진다. 현재 기준가격은 t당 92만2000원으로 시장가격과 26만2000원 차이 난다. 기준가격은 대형 건설사들이 제강사와 건설현장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할 때 사용하는 지표로, 철스크랩(고철) 가격 등을 반영해 산출한다.
기준가격과 시장가격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 만큼 기준가격을 활용하는 건설사들이 신규 건설현장에 대해 기존보다 높은 수준의 할인율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기준가격과 시장가격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현장 프로젝트 계약 시 기준가격에서 10만원 이상 할인이 적용되곤 했다”며 “최근 시장가격이 바닥을 친 만큼 더 큰 할인금액을 요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조달청이 관수철근 다수공급자계약 전환을 앞두고 제강사들의 건설사 대상 철근 판매가격(7월 기준)을 조사한 결과, 판매가격은 t당 76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7월 기준가격이 t당 92만3000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6만원 이상 할인이 적용된 셈이다.
제강업계는 본격적으로 철근 생산설비 감축 검토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철근 생산능력은 1237만t인 반면 올해 수요량은 727만t 수준으로 예상된다. 생산능력과 실제 수요량 간의 500만t가량 차이 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최근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내놓으며 철근 생산설비 감축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만큼, 제강업계의 설비 축소 움직임에 속도가 붙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생산효율이 널어지는 노후 설비를 검토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2군 제강사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에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는데, 정부가 정책적으로 의지를 보이면서 설비 철거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제강사와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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